프랑스 경찰이 파리 도심 테러에 직접 가담한 용의자 중 유일한 생존자인 살라 압데슬람(26)을 검거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슬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는 앞서 파리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히며 “8명의 형제가 공격했다”고 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테러 용의자 7명이 사망한 점을 미뤄 압데슬람이 마지막 8번째 용의자인 것으로 파악하고 그를 생포할 경우 범행과정과 공범, 추가 테러 가능성 등을 낱낱이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 경찰은 15일(현지시간) 파리 테러에 가담한 혐의로 압데슬람에 대한 얼굴 사진과 신원을 공개하고 국제수배령을 내렸다. 경찰은 그를 목격하거나 소재지를 알게 되면 신고하라고 밝히면서 “매우 위험한 인물이니 그와 마주치게 되면 어떤 상황에서든 절대 (직접 체포하려고)나서지 말라”고 경고했다. 수배 전단을 보면 압데슬람은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1989년 8월 15일에 태어났으며 프랑스 국적 시민이다. 키는 175㎝으로 짧은 머리 스타일을 한 그는 아랍계에 가까운 외모를 갖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압데슬람은 89명이 사망한 바타클랑 극장까지 범인들이 몰고 간 폭스바겐 차량을 벨기에에서 자신의 명의로 빌리는 등 테러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압데슬람은 친형제 2명과 함께 이번 테러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명 중 한 명인 이브라힘 압데슬람은 바타클랑 극장에서 자폭해 사망했고, 이름이 무하마드 압데슬람인 다른 형제는 벨기에 몰렌베크에서 경찰에 체포됐다가 16일 오전 풀려났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무하마드 압데슬람은 직접 공격에 가담하지는 않고 배후에서 테러를 거든 것으로 알려졌지만 벨기에 경찰이 혐의를 발견하지 못해 결국 석방됐다.
압데슬람은 폭스바겐 차량을 타고 테러 이후 범행현장을 떠나 파리 동부 몽트뢰유까지 이동했고 14일 다른 차량을 타고 다른 2명과 함께 프랑스 국경을 넘어 벨기에로 도주했다. 프랑스 국경경비대는 벨기에로 넘어가려는 압데슬람의 차량을 검문했으나 운전자의 신분증만 확인하고는 그대로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압데슬람과 함께 차를 타고 국경을 넘던 2명은 또 다른 1명과 함께 그로부터 몇 시간 후 벨기에 브뤼셀 외곽 몰렌베크에서 벨기에 당국에 붙잡혔으나 압데슬람은 빠져나갔다.
압데슬람이 모습을 감췄던 벨기에 브뤼셀은 지난 13일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인근에서 자폭한 프랑스 국적의 빌랄 하드피(20)가 거주하던 곳이다. 하드피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거점인 몰렌베크에서 활동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 경찰은 벨기에 당국의 협조를 얻어 몰렌베크를 중심으로 브뤼셀 전체 지역으로 수사망을 확대하며 압데슬람의 행방을 쫓는 중이다.
한편 프랑스 경찰은 16일 새벽 1시부터 파리 외곽 보비니와 북부의 항구도시 칼레, 벨기에와의 접경도시인 죄몽, 남부지방인 툴루즈와 그르노블에서 일제히 테러 연루자들의 은신처를 덮쳤다. 경찰은 168차례의 수색 작전을 통해 모두 23명을 체포했고 104명은 자택 연금에 처했으며 로켓 발사기, 칼라시니코프 소총 등 무기 31정을 압수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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