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테러 경계 태세를 대폭 강화했다. 이슬람국가(IS)에서 훈련 받은 분리 독립 운동세력들이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로 잠입, 파리 동시다발 테러와 같은 사건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16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안부와 국가 반(反)테러공작(업무)영도소조는 전날 테러 대책 화상 회의를 열었다. 궈성쿤(郭聲琨) 공안부장은 회의에서 파리 동시다발 테러 관련 정보를 전국 공안 기관 등과 공유한 뒤 “반테러 투쟁의 심각성과 복잡성을 인식하고, 테러 예방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16일부터 중국의 각 공항과 기차역, 백화점과 시장, 학교, 놀이공원 등에 테러 경계 태세가 대폭 강화됐다.
베이징에서는 무장 경찰들이 중무장을 한 채 지붕 없는 차를 타고 도심 거리 등을 순찰하는 모습 등도 목격됐다. 또 총기류와 폭발 위험물질 등에 대한 단속 활동이 강화되고, 택배 우편물에 대한 안전 검사 기준도 한층 높아졌다.
중국이 파리 동시다발 테러를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볼 수 없는 것은 최근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와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의 분리 독립 운동 세력들이 IS와 손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차이나데일리는 공안 기관 관계자를 인용,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테러 용의자가 태국이나 말레이시아로 건너 가 위조 여권을 구입한 뒤 터키를 거쳐 시리아나 이라크로 잠입, IS로부터 훈련을 받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중국 국적 위구르인 IS 대원들의 수는 이미 300명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춘셴(張春賢) 신장위구르자치구 서기도 지난 3월 “신장인(위구르족)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 IS에 가담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며 이를 확인했다. 리웨이(李偉)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 반테러센터 주임은 “이들 IS 대원들의 목표는 다시 중국으로 돌아와 테러를 일으키는 것”이라며 “중국의 대도시에서도 파리 동시다발 테러처럼 잘 훈련된 요원들이 다양한 무기로 동시 다발 무차별 테러를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족과 위구르인들의 충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올 9월 신장위구르자치구 아커쑤(阿克蘇)지구 바이청(拜城)현의 한 석탄 탄광에선 현지 위구르족 무장 세력들이 탄광을 습격, 경찰관 5명 등 50여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2009년 7월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선 한족과 위구르족이 충돌, 최소 197명이 사망했다. 이후에도 2013년 10월 톈안먼(天安門) 차량 돌진 폭발, 지난해 3월 쿤밍(昆明)역 무차별 칼부림, 지난해 10월 우루무치 기차역 폭탄 등 테러나 폭력 사태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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