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도 나이제한이 있을까요. 나이에 상관없이 ‘마음만은 청년’이라는 관용구도 있지만 청년에 이어 중년, 노년이라는 단어도 있는 만큼 청년에는 어느 정도의 나이 커트라인은 있는 셈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난데없는 ‘청년의 나이’논쟁이 뜨겁습니다. 내년 총선에서 만 45세 이하 당원을 ‘청년비례대표’로 공천하기로 하면서 ‘만 45세’이란 나이가 청년에 어울리냐는 반발이 제기된 겁니다.
당초 청년비례대표 후보자 선출 TF에서는 ‘만 35세 이하’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청년비례TF의 위원장인 김광진 의원 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만 35세 이하 남ㆍ여 각 1명씩 최종 2명을 청년비례대표 후보자로 선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죠. 그러나 15일 열린 전국청년위원회는 운영위원회의를 열어 내년 총선 청년비례대표 후보 선출 나이 기준을 만 45세로 의결했습니다. 당초 계획보다 10세나 청년의 나이가 훌쩍 뛴 셈입니다. 실제로 지난번 18대 총선에서도 민주통합당의 청년비례대표 나이 기준은 만 35세 이하였습니다.
김 의원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 의원은 “청년비례TF에서는 (청년비례의 나이기준을)35세로 하는 안을 올렸지만 부결된 뒤 45세로 수정돼 결정됐다”며 “운영위원회에 40대 이상이 많아 바뀐 것으로 보인다. 국민이 합당한 결정이었다고 느낄지 고민이 많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새정치연합 청년의 나이기준은 이후 당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최종 결정되게 됩니다.
반면 청년비례대표의 기준을 만 45세로 상향한 전국청년위원회는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당의 청년당원 당규에서 이미 청년을 만 45세로 정하고 있는데다, 40대 당원들의 불만이 만만치 않았다고 합니다. 전국청년위원회의 운영위원회가 이 안건을 1일과 8일 두 차례 상정했지만, 불만을 품은 40대 운영위원들이 불참해 결국 의결정족수 미달로 결정하지 못하기도 했죠. 때문에 결국 ‘만 35세’와 ‘만 45세’두 안건을 같이 회의 테이블에 올린 결과 거수로 진행된 투표에서 만 45세가 과반을 넘겨 의결됐습니다.
새정치연합이 ‘나이 든 야당’이라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새정치연합의 대의원의 평균 나이는 58세라고 합니다. 이는 새누리당보다 높고, 당 소속 국회의원들 평균 나이 역시 새누리당보다 3세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야당이‘청년’의 나이기준선을 올리게 된 이유는 일견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지금 새정치연합에게 정말 필요한 건 청년의 나이를 올려 나이 든 청년을 늘리는 꼼수보다는 보다 젊은 청년들을 당에 끌어들여 함께하려는 노력이 아닐까요.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