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명의 희생자를 낳은 프랑스 파리 테러의 아픔이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파리 시민들은 좌절하기보다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프랑스는 13일(현지시간) 테러 발생 이후 사흘간을 국가 애도기간으로 지정해 슬픔을 공유했지만, 16일부터 에펠탑과 루브르 박물관 등을 재개방하고 참혹한 테러에도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프랑스 문화부는 16일 오후 1시(현지시간)부터 루브르 박물관과 에펠탑을 다시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교와 운동 시설, 공원도 이날부터 정상운영하며 파리 증권거래소는 추가 보안조치를 거쳐 평소와 같이 개장할 계획이다. 디즈니랜드는 18일부터 문을 연다.
이외에도 항공, 철도, 선박이 정상 운영되지만, 보안을 강화함에 따라 수속에 평소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다만, 파리 내에서 시위와 집회는 이달 말까지 금지되며 학교 단위의 소풍 역시 22일까지 금지된다.
시민들 역시 테러 이후 좌절이나 공포를 말하기보다 연대(solidarite)를 언급하며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들은 추모를 위해 모인 자리에서도 연대와 용기를 강조했다.
파리 곳곳에서는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문구들이 등장했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일제히 전했다.
인질극이 벌어졌던 파리 바타클랑 극장 앞에는 "테러리스트들은 이것을 알아야 한다. 프랑스는 삶을 앗아간 사람들과 싸운다"는 분노에 찬 메시지도 있었다.
바타클랑 인근 레스토랑 요리사 시루 크리스티아누는 테러 당시 레스토랑 불을 끄고 문을 닫고서 숨어 있었지만, 현재 다시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다.
그는 "테러리스트들은 우리가 겁먹기를 바란다"며 "우리가 영업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일상적인 삶이 계속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공포는 있지만, 용기도 함께 있다"고 강조했다.
파리에 거주하는 비비앙 부파는 9살 아들의 '지금 전쟁 중이냐'는 질문에 "그것은 모르지만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고 테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예전처럼 지하철을 타고 바에 가 친구를 만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테러가 이긴 것이다"고 설명했다.
테러 현장에 5세 딸을 데려온 여성은 딸에게 폭탄이 터진 게 아니라 총알이 관통한 흔적이라고 설명을 하면서 테러의 참혹함에 대해 딸을 이해시키고 있었다.
테러 직후 에펠탑과 루브르 박물관 등이 폐쇄됐지만, 오히려 파리 여행과 관광은 테러 이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파리 도심 여행사인 커커의 대표 테드 웨이크는 "아무도 파리를 먼저 떠나려 하지 않았고 추후의 예약 취소도 없었다"고 말했다.
테러 직후 항공사, 유로 스타 측은 수수료 없이 프랑스행 일정을 연기할 수 있도록 했지만 대다수의 승객은 예정대로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저가항공사 이지제트 대변인은 "단지 승객 소수만 파리를 여행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며 "지금 결과를 말하기는 너무 이르지만 파리 테러가 우리 예약과 운항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테러 위협으로 한때 취소까지 논의됐던 잉글랜드-프랑스, 독일-네덜란드 축구 경기 역시 예정대로 오는 17일 진행되게 됐다.
시민들이 의연하게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과 함께 전 세계의 추모 열기도 계속되고 있다.
앞서 테러 직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시민 500여 명이 모여 물러서지 않겠다며 추모 집회를 벌였고 뉴욕 맨해튼에서도 추모 촛불 집회가 이어졌다.
소셜미디어에서도 전 세계 시민들의 추모글이 넘쳐나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파리를 위해 기도합니다"(#PrayForParis), "우리가 프랑스다"(#WeAreFrance) 등의 해시태그를 통해 현지 상황을 공유하거나 희생자를 애도하고 있고 프랑스 국기의 삼색을 이용한 사진들도 계속 올라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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