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김주희의 톡톡 타이완] '예비 신랑' 김재호 "여자친구 정말 잘 만났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김주희의 톡톡 타이완] '예비 신랑' 김재호 "여자친구 정말 잘 만났죠"

입력
2015.11.16 10:37
0 0

[타이베이(대만)=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여자친구를 잘 만난 것 같아요."

김재호(30·두산)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다 가진 남자'의 행복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김재호는 이번 프리미어12에서 프로 데뷔 11년 만에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꿈에 그리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그는 펄펄 날았다. 대표팀의 주전 유격수로 총 5경기(선발 4경기)에서 타율 0.500(10타수 5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수비 또한 물샐 틈이 없었다. 그는 스스로의 활약에 "생각지도 못했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소속팀에서도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로 나서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 14경기까지 소화하며 체력은 바닥이 났지만 방망이는 더욱 물이 올랐다. 그는 "사실 한국시리즈까지 치르고 오느라 체력적으로 지친 부분도 있었고, 대표팀에 와서는 백업을 할 줄 알았다"며 "좋은 기회가 생겨 앞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기분이 좋고, 더 즐겁다"고 말했다.

국가대표뿐 아니다. 올 한 해는 그에게 잊지 못할 기억이 가득하다. 데뷔 후 가장 많은 133경기에 나서 타율 0.307, 126안타 3홈런 50타점 7도루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팀은 한국시리즈에서 14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김재호는 "시즌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많이 했다. 그런데 목표가 정해지니 그것만 보고 가자는 생각을 하면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 설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이는 그의 동갑내기 예비 신부 김혜영(30) 씨다. 김재호는 "시즌 전 여자친구가 목표로 할 성적을 다 정해줬다. 타율과 도루, 안타, 실책, 홈런 등 5개 부문에서 숫자를 다 정해줬다"며 "3할 타율과 122안타 넘기기, 도루까지 세 가지를 달성했다"며 웃었다. 옆에서 지켜봐 주는 여자친구가 있어 더욱 힘을 낼 수 있었다. 김재호는 "여자친구를 정말 잘 만난 것 같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항공사 승무원인 예비 신부는 김재호가 상무 소속이던 2006년 만나 오랜 시간 사랑을 키웠다. 처음엔 야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여자친구는 이제 경기를 빼놓지 않고 챙겨볼 만큼 남자친구를 살뜰히 챙기고 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군 제대 후에도 한참이나 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김재호의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헤어져 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역시 잊지 못할 여자 친구였다. 김재호는 "자리를 잡고 난 후 다시 만나자고 했다. 작년 12월에 다시 만나자고, 결혼을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여자친구와 재회를 꿈꾸며 지난 시즌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고, 올해 다시 만난 뒤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셈이다. 그리고 이제 둘은 12월12일 백년가약을 맺는다.

가장 고마운 사람이지만 마음 한 켠엔 미안함도 남아 있다. 결혼식이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포스트시즌에 프리미어12까지 이어지면서 결혼 준비를 모두 여자친구에게 미룰 수밖에 없었다. 그는 늘 여자친구 이야기가 나오면 "많이 미안하다"며 아쉬워했다. 김재호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사진=김재호. /임민환기자

타이베이(대만)=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