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는 주변의 어려운 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결국 윤리적이고 투명한 경영으로 이어진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 마련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이산가족을 위한 가족앨범 무료 제작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된 남북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앞두고 LG유플러스는 대한적십자사와 손 잡고 가족앨범 제작을 준비했다. 잠깐 만나고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이산가족들로서는 만남의 순간을 기억할 수 있는 사진이 아주 소중하기 때문이다. 마침 LG유플러스에는 ‘아이모리 서비스’가 있었다. PC나 스마트폰의 사진을 곧바로 인화하거나 포토북, 액자, 달력 등의 형식으로 제작해달라고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남측 이산가족 500명에게 제공키로 한 것이다.
사진 파일이 있는 가족들에겐 사진 파일을 받았고, 옛 필름 사진이 있을 경우 디지털 전환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진이 아예 없을 경우를 대비해 아예 앨범 제작팀을 별도로 이산가족 상봉장에 파견하기도 했다. 앨범은 2부를 제작, 나눠가질 수 있도록 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아이디어도 좋았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민간기업이 자발적으로 나서줘서 무척 고맙다”고 밝혔다. 앞서 LG유플러스는 복무 중인 군인들에게 수신전용 휴대전화 4만4,686대와 통화료 등 141억원 상당을 무상 지원하기도 했다.
장애인을 위한 ‘글로벌 IT 챌린지 대회’도 4년째 후원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 IT축제로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장애인재활협회가 주관해 지난달 26~29일 열렸다. 장애인들에게 IT가 새로운 창업, 취업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기획된 행사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IT를 통한 정보 활용 능력은 빈곤과 불평등을 해소하고 자립할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는 지역 예선을 통과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14개국 100여명의 장애청소년과 260여명의 IT전문가 등이 참여해 게임 스토리 창작, 포스터 디자인, 문서 작성 등의 실력을 겨뤘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프라무디타야 드얀프라바스와라는 최고상인 ‘글로벌IT리더’상을 수상하면서 한국 방문 연수의 기회도 얻었다. 장애인과 IT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장애인들의 IT 접근권을 어떻게 보장할 지에 대한 정책방안도 논의됐다.
LG유플러스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기부활동을 연계하는 아이디어도 있다. 시각ㆍ청각 장애인들을 위해서 인터넷(IP)TV에 방영되는 영화에 화면 해설과 자막을 각각 넣는 것인데, 이는 IPTV 가입자들에게 1,000원씩 기부받은 돈으로 제작비를 충당했다. 요금 청구서를 우편 대신 이메일 등으로 받는다고 신청할 경우 거기서 아낀 비용을 어린이 심장병 환자들에게 지원하는 ‘사랑을 전하는 청구서’도 있다. 또 생계 때문에 아이들을 돌보기 힘든 한부모 가정을 위해 홈 폐쇄회로(CC)TV 서비스인 ‘맘카’를 3년간 무상 지원한다.
이런 LG유플러스의 철학은 사업에도 연결된다. 현금과 대출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의 처지를 고려해 LG유플러스는 2013년 이후 현금 지급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어음 발행을 없앴고, 현금 결제 역시 결제일을 10일 이내로 줄였다. 설이나 추석 등 명절 전에는 대금을 미리 결제한다. 올해 추석에도 납품대금 230억원을 480여개 업체에 미리 결제했다. 또 기업은행과 5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펀드를 만들어 협력사에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익이 났을 경우 성과도 공유한다. 이익의 유형에 따라 구매보상, 현금보상, 단가보상, 장기계약, 판로지원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협력사들의 자립도 돕는다. 매년 두 차례 기술 워크숍을 열고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개방해 중소기업에게 자유로운 연구 환경을 제공하기도 한다. LG인화원 주관으로 협력사 직원들에 대한 온라인 무상 교육도 지원한다.
자체 역량 강화도 무시할 수 없다. ‘테드X’ 프로그램을 마련, 내외부 명강사의 강의를 듣도록 하고 있다. 과장, 대리 등 비교적 젊은 직원 40여명으로 구성된 ‘블루보드’의 활동도 힘차다. 이들은 최고경영자부터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임직원들의 소통을 담당한다. 정시퇴근 문화 정착 등 일과 삶의 균형을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대외적으로는 노인층의 스마트폰 사용을 돕는 ‘실버 스마트폰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매주 ‘굿모닝 세미나’도 연다. 일주일에 한번 30분 일찍 출근해 업계의 최신 동향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모임으로 그 때 그 때 주제에 따라 담당 임직원이나 외부 강사가 초빙돼 강의를 진행한다.
이런 소통과 배려는 신입사원 선발과정에도 적용된다. 입사 희망자를 강하게 밀어부치는 ‘압박 면접’ 대신 면접 복장을 자율화한 ‘자유복장제’, 단계별 면접 과정을 하루에 끝내는 ‘원데이 면접제’를 도입했다. 면접 대기 장소는 편안한 카페로 꾸몄고 대기 시간도 최소화했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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