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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없다는데 왜 자꾸 묻나” 수상한 광주시 유권해석 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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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없다는데 왜 자꾸 묻나” 수상한 광주시 유권해석 의뢰

입력
2015.11.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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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우선협상자 선정 논란

행자부 “법적 하자 없다” 답변에도

시, 2순위 업체 주장 편들기식 2차 질의

“행자부 답변 없었다”거짓말까지

2순위 밀어주기 의혹 갈수록 커져

윤장현 광주시장이 민간투자공모방식으로 추진 중인 사업비 262억원짜리 태양광발전시설 설치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둘러싸고 청탁 감사를 지시했다는 의혹(본보 6일자 26면)이 일고 있는 가운데 행정자치부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 문제는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시는 이에 따라 당초대로 A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발표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시가 행자부의 유권해석을 받아들이지 않고 “법률 적용이 잘못됐다”는 2순위 협상대상자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편들면서 행자부에 똑같은 내용으로 재차 유권해석을 의뢰했던 것으로 드러나 2순위 협상대상자 밀어주기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15일 시 등에 따르면 행자부는 지난 13일 광주시가 북구 운정동에 민간투자공모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는 12MW 규모의 태양광발전시설 설치사업에 대해 “이 사업은 민간투자법에 의해 발주된 만큼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지방계약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행자부는 “지방계약법은 자치단체의 예산지출이 수반되는 계약에 대한 절차법이기 때문에 민간투자법에 따라 공사발주 등 절차가 진행된 경우 지방계약법 적용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 예산이 투입되지 않는 이번 사업의 경우 민간투자법을 적용해 A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태양광발전시설 설치사업이 지방계약법의 적용을 받느냐 여부는 A컨소시엄의 자격 상실과 직결되는 사안이었다. 지난달 6일 입찰 결과 2순위로 선정된 B컨소시엄은 “이번 사업이 지방계약법 적용 대상이어서 A컨소시엄은 입찰 자격이 없다”고 시에 민원을 냈다. 지방계약법 적용 시 발주처는 광주시가 되고, 이 경우 시와 도급계약을 한 A컨소시엄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동도급방식으로 시공에 참여시킨 지역업체에게 공사를 주면 투자공모지침에서 금지하는 하도급이 되기 때문에 A컨소시엄은 입찰 자격이 없다는 논리였다.

이에 대해 주무 부서는 지난달 말 행자부에 법령해석을 의뢰하고 법률 자문 등을 거쳐 B컨소시엄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번 사업은 민간투자법의 적용을 받아 발주처가 컨소시엄이 되기 때문에 하도급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둘러싼 법률 적용 논란은 행자부가 주무 부서의 손을 들어주면서 일단락됐지만 광주시의 B컨소시엄 밀어주기 의혹은 여전하다. 시가 행자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하면서 B컨소시엄 편들기식 질의를 했던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실제 시는 이달 초 B컨소시엄이 같은 내용의 민원을 또다시 내자 감사관실을 통해 행자부에 유권해석을 다시 의뢰했고, 지난 9일 “지방계약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는 행자부의 답변을 받았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시는 이틀 후인 11일 ‘광주시가 사업부지를 제공한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워 B컨소시엄의 주장을 두둔하는 내용의 2차 유권해석을 행자부에 또 의뢰했다. 이 과정에서 시청 고위 관계자는 “애초 지난달 주무 부서가 행자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는데 (그때는)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특히 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한 확인행정”이라는 생뚱맞은 해명을 내놓아 빈축을 샀다. 게다가 윤 시장으로부터 우선협상자 선정 과정에 대한 감시 지시를 받은 감사실이 2순위 협상자가 제기한 핵심 민원 내용과 일치하는 검토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광주시가 B컨소시엄을 밀어주려고 작정을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행자부 관계자는 “이번 공모사업 내용이 지방계약법의 적용을 받아야만 (광주시로서는)뭐가 이뤄지는 사항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자꾸 지방계약법을 적용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질의하더라”며 어이없어 했다.

안경호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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