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이 15일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당(NLD)에게 정권을 이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양곤에서 NLD를 포함한 주요 정당대표들과 만나 향후 정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한 자리에서 테인 세인 대통령은 “8일 치러진 총선에서 NLD가 크게 승리한 결과가 나온 것은 자신의 정부가 개혁을 진행해 온 성과”라며 “다음 정부에게 이런 개혁 정책을 평화적으로 인계하겠다”고 밝혔다고 AFP가 보도했다. 이어 1990년 군부가 선거 무효화했던 과거를 의식해 평화적 정권 교체에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을 의식한 듯 “정권 이양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가 공개 석상에 나타난 것은 총선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어 자신이 이끄는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내년 2월 출범하는 다음 의회에서 의석 10%에 그친 야당으로서 80% 의석을 차지한 NLD와 맞서게 된 것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선거에 승리한 당은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면 되고, 야당은 견제와 균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그것이 민주주의”라고 말하기도 했다.
군부 출신으로 70세인 테인 세인 대통령은 5년 전 NLD의 참여가 금지된 선거에서 군복을 벗고 출마해 대통령에 당선된 후 군부와 민주화 사이의 과도기 정부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집권 5년 동안 정치범을 석방하고, 오랫동안 폐쇄적이었던 미얀마 경제를 빠르게 개방했다.
테인 세인 대통령과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은 정권 이양 문제에 대해 논의하자는 아웅산 수치 여사의 제안을 수용해 조만간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수치 여사는 수도인 네피도로 향했으며, 16일 열릴 의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미얀마 타임스에 따르면, 정당들은 정부와의 종전협정에 서명한 8개 소수 종족 무장조직과 ‘정치 대화’틀을 만드는 작업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조직은 지난 10월 정부와 종전협정을 맺은 바 있다.소수 종족과의 대화는 내년 1월 15일부터 정식으로 시작되는데, 정당들은 오는 21일부터 16개 소수종족들과도 대화를 시작할 예정이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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