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에서도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프랑스인들은 대사관 등을 찾아 희생자의 넋을 기렸고, 한국인들도 온라인을 중심으로 슬픔을 함께 나누고 있다.
15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 앞에는 추모객들이 가져온 백합과 국화, 프랑스 국기가 가득 놓였다.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청ㆍ백ㆍ적색 양초 사이에는 ‘VIVE LA FRANCE, VIVE LA REPUBLIQUE(프랑스와 공화국은 영원하다)’라는 글귀가 쓰여 있었다. 조기를 내건 대사관 안으로 프랑스인들의 조문행렬도 이어졌다. 대사관 측은 이날 오전 10시~오후 5시 자국민의 조문을 받았고, 16일(오후 3~6시)에도 조문을 허용할 계획이다.
대부분 일상복 차림으로 대사관을 방문한 프랑스인들은 뜻밖의 참사에 눈물로 애도하는 모습이었다. 5분여간 추모 의식을 치른 피에르(48)씨는 “파리와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지만 마음만은 조국과 함께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리 록산(20)씨는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하면서도 “프랑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미워하지 말고 사랑하자’는 글이 많다”며 평범한 이슬람 신도들이 피해를 입을까 걱정했다.
한국인과 제3국 방문객 등 100여명은 대사관 밖에서 묵념을 하며 애도를 표했다. 이미경(34)씨는 “프랑스의 아픔이 남 일 같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고, 베트남에서 온 히유(19)씨는 “이번 테러는 전세계인의 슬픔”이라며 조문에 동참했다. 앞서 전날 오후에는 대사관 앞에 파베앙 페논 프랑스 대사를 비롯해 300여명의 프랑스인들이 모여 공식 추도식을 거행했다.
프랑스인이 많이 모여 사는 서초구 서래마을도 비통에 잠겼다. 3년째 서래마을에 거주 중인 로렌스(44)씨는 “참사 당일 한남동에 있는 교회에서 20여명이 모여 추모 기도를 했다”며 “주말 내내 마음 속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테러를 자행한 것으로 알려진 이슬람국가(IS)를 규탄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로르 들뢰즈(39)씨는 “생명을 길 위의 동전처럼 생각하는 이들과는 공존도 대화도 할 수 없다”며 “IS와의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결정이 옳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온라인 상에서도 추모와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프로필 사진 위에 프랑스 국기 모양의 필터를 적용한 뒤 ‘#PrayForParis’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네티즌들은 또 에펠탑을 형상화한 이미지, 프랑스 국기에 검은 리본을 덧댄 이미지 등을 공유하며 “우리의 심장은 파리와 함께 있다(Our hearts are with Paris)”는 메시지로 인류애를 실천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