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리석은 비유들을 보세요. 바위를 부수려는 계란, 도망치기는커녕 사자를 뒤쫓는 사슴이라니. 불가능한 일을 꿈꾸는 거죠. 그러나 이 문장을 읽다가 문득 붉고 뜨거운 마음이 쏟아지는 것은 우리가 폭설을 만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토록 속절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모여 하얗게 세상을 뒤덮는 마술을 우리는 알고 있지요.
눈보라는 가깝고 먼 것을 가늠할 수 없게 만듭니다. 도달할 수 없이 먼 곳이라는 상식적인 원근법을 지우는 계절, 어디론가 질주하던 꿈의 계절을 우리는 다시 기다립니다. 사자를 들이받는 사슴뿔처럼 자라나고 새알처럼 부서지던 순간의 간절함을….
시인ㆍ한국상담대학원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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