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테러를 겪은 프랑스인들의 시민정신이 참사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AFP통신 등은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헌혈센터에 테러 피해자들에게 자신의 피를 나누려는 시민들이 100m 가량 늘어섰다고 보도했다.
13일 밤과 14일 새벽 사이 발생한 테러로 129명이 사망하고 중상자 99명을 포함해 352명이 부상하면서 부상자들의 치료를 위해 기꺼이 헌혈 행렬에 나선 것이다.
전날 테러가 발생한 중 한 곳인 캄보디아 식당 '프티 캉보주' 맞은 편 병원에도 헌혈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늘어섰다.
저널리스트 앨러나 앤더슨은 자신의 트위터에 "일부 파리 시민들은 헌혈을 위해 3시간까지 줄을 서서 기다렸다"고 전했다.
퐁피두 병원에서는 헌혈을 위한 대기 행렬이 길어지자 병원 관계자가 "대기인원이 너무 많아 오래 기다려야 하니 나중에 다시 와달라"고 돌려보내기도 했다.
헌혈에 나선 시민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헌혈 행렬의 사진을 올리는 한편, 부상자 현황과 헌혈 방법 등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헌혈을 독려했다.
테러로 인해 대피처가 필요한 시민과 관광객에 자신의 집을 내주겠다고 시민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열린 문'(Open door)이라는 뜻의 'PorteOuverte' 해시태그를 달고 자신이 사는 곳의 주소와 이용 가능한 방 개수 등을 알렸다.
또 이날 파리의 일부 택시 기사들은 불안에 떨고 있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집에 데려다주기 위해 미터기를 끄고 돈을 받지 않은 채 운행하기도 했다고 미국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프랑스의 박애정신과 시민의식이 테러 이후 돋보이는 모습이다.
이날 바타클랑 극장과 식당, 술집 등 등 테러 발생장소 인근에는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꽃과 촛불, 프랑스 국기 삼색기 등이 가득 쌓였다.
일부 삼색기에는 저항의 문구이자 파리를 상징하는 라틴어 표어인 '파도에 흔들리지만 가라앉지 않는다'(Fluctuat nec Mergitur)가 새겨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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