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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6곳서 연쇄 총격·폭발…최소 120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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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6곳서 연쇄 총격·폭발…최소 120명 사망

입력
2015.11.1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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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독일 국가대표 친선 축구 경기가 열린 프랑스 파리 외곽 축구장 ‘스타드 드 프랑스’ 근처에서 13일 최소 2건의 폭발 사고가 발생해 관중 수만명이 대피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프랑스와 독일 국가대표 친선 축구 경기가 열린 프랑스 파리 외곽 축구장 ‘스타드 드 프랑스’ 근처에서 13일 최소 2건의 폭발 사고가 발생해 관중 수만명이 대피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6곳에서 13일 동시 다발 총격·폭발 사건이 발생해 최소 120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부상했다. 특히 다친 이들 가운데는 중상자가 80여명에 달해 인명 피해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곧장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경 폐쇄 방침을 밝혔다.

이날 잇따른 6건의 공격 중 가장 피해가 큰 사건은 파리 시내 11구에 있는 공연장 ‘바타클랑 극장’에서 벌어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괴한 수명이 극장 안에서 총격을 감행해 최소 100명이 사망했다. 사건 당시 미국 록밴드가 공연 중이어서 시민 수백명이 극장 안에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출동하자 범인은 극장 안 시민들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인질 구출 작전을 벌인 결과 용의자 최소 2명이 사망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록밴드 공연 취재차 극장 안에 있던 한 현지 기자는 “무장한 수명이 콘서트장으로 왔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두세명의 남자들이 칼라시니코프총처럼 보이는 총으로 관람객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그는 “총격은 10~15분 정도 계속됐는데 범인들이 적어도 세 번 정도 탄창을 재장전할 시간이었다, 그들은 매우 젊었다”고 밝혔다.

이날에는 또 프랑스와 독일 국가대표 친선 축구 경기가 열린 파리 외곽 축구장 ‘스타드 드 프랑스’ 근처에서도 최소 2건의 폭발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관중 수만명이 대피했다고 현지 BFM TV가 전했다. 특히 올랑드 대통령이 이 경기장에서 축구를 관전하다 급히 빠져 나와 마뉘엘 발스 총리,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과 함께 내무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있다.

이 밖에도 파리 10구에 위치한 르 쁘띠 깡보쥬, 르 까리용 식당에서도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든 범인들이 이날 총을 난사, 손님 11명이 사망했다. BBC는 10명 가량의 시민들이 중상을 입은 채 이들 식당 인근 길거리에 쓰러져 있다고 전했다. 한 목격자는 파리 11구의 르 벨르 레퀴프 카페에서도 100여 차례 총격 소리가 들렸다며, 최소 6명의 괴한이 범행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BBC에 설명했다.

지난 1월 파리에서 샤를리 에브도 테러가 일어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파리 도심에서 발생한 대형 테러로 프랑스 사회는 물론 세계적으로 충격이 확산하고 있다. 아직 이번 사건을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는 나오지 않았으나, 현지 일부 언론은 총격범이 “알라는 위대하다…시리아를 위해”라고 외쳤다고 보도해 이번 사건이 지난 1월 발생한 샤를리 에브도 테러처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올랑드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파리에 전대미문의 테러 공격이 있었다”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는 “프랑스는 범인에 대항해 단결하고 단호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며 “국경 폐쇄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랑드 대통령은 터키에서 예정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세계 정상들도 이번 테러 직후 성명을 내고 테러를 규탄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무고한 시민을 위협하는 무도한 시도로서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테러 소식을 접하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며 “이 순간, 테러로 보이는 이번 공격으로 희생된 이들과 마음을 함께하고 그 유족과 모든 파리인들과 함께한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프랑스 한국대사관 등을 통해 프랑스 당국과 연락을 취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파리에서는 지난 1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언론사인 샤를리 에브도와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연쇄 테러를 벌여 17명을 살해했다. 프랑스는 이후 1만 명이 넘는 군인을 국내 안전 유지를 위해 투입해 대비했으나 또다시 동시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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