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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론 돌출에 靑 “정신 나간 소리”… 친박도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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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론 돌출에 靑 “정신 나간 소리”… 친박도 “황당”

입력
2015.11.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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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종, 이원집정부제 거론 파문

여권 “때가 어느 때인데…” 격앙

야 “장기 집권 위한 불순한 의도”

비박선 “공천권 확보 포석” 분석

“박 대통령 퇴임 이후 구상과 연관

분권형 개헌론 띄우기” 시선도

박근혜(왼쪽)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박근혜(왼쪽)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친박계의 잇단 개헌론으로 정가가 다소 소란스럽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개헌론에 불을 지핀 데 이어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이 ‘반기문 대통령ㆍ친박 총리’ 조합의 이원집정부제를 꺼내면서다. 일단은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다. 청와대를 비롯한 여당 내부에서는 “때가 어느 때인데”라며 황당하다는 입장이며, 야당은 “장기집권 음모”라며 거칠게 반응했다.

靑 “때가 어느 때인데 개뼈다귀 같은 소리”

홍 의원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논할 가치조차 없다는 입장이다. 정연국 대변인은 13일 “노동개혁 5대 입법, 경제활성화 4대 입법, 한중FTA에 조속한 처리, 민생경제에만 집중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참모들은 “정신 나간 소리” “무슨 개뼈다귀 같은 소리” “얼빠진 사람들”이라는 거친 반응도 가감 없이 드러냈다. 통상 집권 후반기에 나오는 개헌론은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을 분산시킨다는 점에서 당 중진이 할 발언이 아니라는 지적인 셈이다.

친박계도 대체로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친박계 핵심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개헌론을 언급한 것은 개인의 의견일 뿐”이라며 “다수가 공유하거나 공감하는 의견도 아니거니와 그런 논의 자체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친박계 중진의원도 “대선 주자가 가시화 하면 한번 논의해볼 수 있다는 공감대는 있다”면서도 “민생 현안에 올인 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헌 이야기는 뜬금없다”고 말했다.

비박계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김용태 의원까지 “공천권을 놓고 김무성 대표를 협박하기 위한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했다. 수도권 비박계 중진 의원은 “개헌 필요성이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그 시기는 집권 초기에 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였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분권형 개헌론이 박 대통령 집권 하반기 ‘권력 누수’방지와 퇴임 이후 구상과 상관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특히 최근 박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ㆍ경북(TK)발 물갈이론이 번진 것을 고려할 때 친박계가 의도적으로 ‘애드벌룬’을 띄운 게 아니냐는 것이다.

野, ‘장기집권 음모 아니라면 총선공약으로 제시하라’

야당은 장기집권을 위한 순수하지 못한 의도가 깔려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새누리당이 개헌을 하고 싶으면 정정당당하게 내년 총선 때 공약으로 제시할 일”이라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총선개입 발언에 이어 홍 의원의 개헌 발언까지 보면 내년 총선에서 국민들이 새누리당을 제대로 심판해주지 않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는 위기감이 든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자칫 개헌론이 다른 정치 이슈를 모두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지 않을까 경계하는 모습도 감지됐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여당발 개헌론에 심각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한 데 비해 일각에서는 차제에 개헌 논의를 시작하자는 제안이 나오는 등 당내 ‘불협화음’도 불거졌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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