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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학에서 확산되는 반 인종차별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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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학에서 확산되는 반 인종차별 시위

입력
2015.11.1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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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각) 미국 매사추세츠 주 뉴튼의 보스턴대학에서 학생들이 미주리대의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연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AP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각) 미국 매사추세츠 주 뉴튼의 보스턴대학에서 학생들이 미주리대의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연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AP 연합뉴스

대학 내 인종 차별 문제로 총장까지 사퇴한 미주리대 사태를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이에 항의하는 동조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한편 백인 서민ㆍ중산층에게 인기 있는 도널드 트럼프는 이번 시위에 대해 “역겹다”며 반감을 드러내, 이 문제가 내년 대선 이슈로 비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12일 A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전국의 대학에서 흑인 학생들이 모여 미주리대 항의 시위를 지지하며 캠퍼스 내에 일상화한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집회와 시위를 벌였다. 동부 보스턴 대학에서부터 서부 캘리포니아 대학에 이르기까지 10여곳 대학에서 집회와 행진이 벌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캠퍼스 내 인종차별에 대해 “무심하게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많아 흑인이나 소수자에 대한 일상적인 인종차별적 공격을 의미하는 신조어인 ‘미세공격’(마이크로어그레션ㆍmicroagression)”이란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스턴 대학의 한 학생은 “큰 사건이 아니라도 매일 당하는 미세공격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머리칼 좀 만져봐도 되겠냐” “요즘 최신의 흑인 춤 동작을 알고 있냐” 등 간접적으로 흑인을 조롱하는 질문이 난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전날에도 뉴욕주 이타카대에서 캠퍼스 인종차별 문제에 무관심으로 대응해온 이 학교 톰 로촌 학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매사추세츠 노스햄턴의 스미스 대에서는 이타카대와 미주리대 사태에 공감하는 100여명 학생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흑인ㆍ소수 인종 학생의 항의 시위가 거세지자, 보수층 일각에서는 이를 반 이민ㆍ고립주의 정서를 자극하는 빌미로 삼으려 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인종차별 논란 때문에 대학 총장이 사퇴한 ‘미주리 대학 사건’에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학생 시위를 비판하는 한편 총장이 대학생들의 압력에 밀려 물러난 것은 완전히 잘못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날 폭스비즈니스 방송 인터뷰에서 미주리대 사건을 거론하면서 “한마디로 역겹다’고 밝혔다. 또 “이번 일로 두 사람이 물러났는데 그들은 나약하고 비능률적인 사람들”이라면서 “그들의 사임은 앞으로 상당기간 재앙으로 남을 잘못된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흑인 교직원 채용 확대 ▦모든 교직원 대상 인종차별 금지 교육 시행 등 미주리대 학생들이 내건 요구조건을 언급하면서 “터무니없고 수치스런 조건”이라며 시위대의 순수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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