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美 국방 핵항모 순시 직후
中 인공섬 영유권 주장 견제 의도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일원에 미국이 지난 주말 2대의 B-52 전략폭격기를 발진시켰다고 정치 전문매체 ‘더 힐’이 12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 정부 관리를 인용, 특수 임무를 띤 미 공군 폭격기가 ‘항행의 자유’라는 이름의 작전을 통해 인공섬 12해리(약 22.2㎞) 해역 상공을 한차례 통과했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섬에서 벗어나라”며 ‘비행 중단’을 요구하는 중국의 무선연락을 무시했다고 전했다. 피터 쿡 미 국방부 대변인 역시 “날짜를 밝힐 수는 없지만, 한 대의 B-52 폭격기가 (남중국해 인공섬 주변 상공에) 있었다”며 “중국 지상 관제관들이 폭격기에 연락을 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폭격기는 작전을 계속 수행했다”고 확인했다.
이번 작전은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지난 주 핵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를 타고 남중국해를 순시한 직후 이뤄진 것으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명확한 입장 표명으로 해석된다. 카터 장관은 지난 8일 열린 국방 포럼에서도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매립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은 해당 지역에서 역사상 가장 많은 섬을 매립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 공군의 이번 작전은 또 일본 요코스카에 모항을 둔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USS라센호를 남중국해 분쟁도서인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 군도)의 암초 주변 12해리 해역으로 보낸 데 이은 것이다.
이에 앞서 중국도 남중국해 지역을 관할하는 남해함대 소속의 젠(殲)-11B(J-11B) 전투기를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분쟁도서 우디섬(중국명ㆍ융싱다오ㆍ永興島)에 배치하며 실전 훈련을 전개하는 등 영유권 주장을 노골화하고 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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