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서울 은평 뉴타운 재개발로 생긴 빈집에서 구조됐던 혼혈견 7마리 기억하시나요. 당시 자주색 대야에 옹기종기 웅크리고 앉아있던 새끼 강아지 7마리 사진을 보고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했었는데요. 우리는 무럭무럭 자라서 이제 제법 개 티가 납니다.
당시 너무 구조가 급했던 나머지 파일이 파삼이 원칠이 원팔이 원칠월이 원오 팔월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동물보호단체 언니 오빠들이 우리 성격에 맞게 조금씩 개명을 해주었어요.
아랫배를 다른 개에게 물려 염증 치료를 받았던 아기 물개를 닮은 원팔이는 몰랑이라는 이름으로 입양카페에서 지내다 얼마 전 새 가족을 찾았어요. 중증 회충 감염으로 뼈만 앙상하게 남았던 원오는 카카라는 이름을 받았는데 누나 형들을 좋아하고 의사표현도 잘 한 덕분일까요. 입양이 확정되어서 다음주 입양 카페를 떠납니다.
까만 털에 똘망똘망한 까만 눈의 저는 캔디(6개월·암컷)입니다. 예전 이름은 원칠월이에요. 배가 고파서 재개발 지역을 돌아다니다 잘못 주워먹어서 한동안 간염으로 고생을 했는데 지금은 다 나았습니다.
성격이 소심하고 사람을 무서워해 언니 오빠들의 애를 태웠는데요 아직도 실은 경계심이 있고, 사람들을 조금 낯설어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짖는 것도 덜하고 언니 오빠들의 손길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입양카페에서 다른 친구들하고도 잘 지내고요, 전 아직 어리지만 서열은 낮지 않습니다.
언니 오빠들은 제가 어릴 때 빨리 새 가족을 만나서 사랑을 받으면 더욱 빨리 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요. 힘든 병마를 이겨내고 이제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는 저와 평생 함께 할 가족을 찾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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