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에서 차용한 외래어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이러한 외래어의 한글 표기를 위해 ‘외래어 표기법’이 마련되었다. 그러나 한글 표기만으로는 외래어의 발음을 정확히 알 수 없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외래어 발음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온라인’이다. ‘온라인’은 영어 ‘on-line’을 차용한 외래어이다. 그런데 ‘온라인’을 [올라인]으로 발음하는 사람도 있고 [온나인]으로 발음하는 사람도 있다. 둘 가운데 어느 것이 적절한지도 불분명하다.
영어에서는 자음 연쇄 ‘nl’를 그대로 발음할 수 있다. 반면 우리말에서는 자음 연쇄 ‘ㄴㄹ’을 그대로 발음할 수 없다. ‘ㄴㄹ’은 ‘신라[실라]’처럼 ‘ㄹㄹ’로 바꾸거나 ‘결단력[결딴녁]처럼 ‘ㄴㄴ’로 바꾸어 발음해야 한다. ‘온라인’도 한글 표기 그대로 발음할 수 없고 [올라인]이나 [온나인]으로 발음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말에서 ‘ㄴㄹ’을 ‘ㄹㄹ’로 바꾸어 발음하거나 ‘ㄴㄴ’으로 바꾸어 발음하는 것은 얼마간 구분된다. ‘신라’와 ‘결단력’은 각각 ‘신-라’와 ‘결단-력’으로 분석되는데, ‘신-라’의 ‘신’처럼 앞말이 홀로 쓰일 수 없으면 ‘ㄹㄹ’로, ‘결단-력’의 ‘결단’처럼 앞말이 홀로 쓰일 수 있으면 ‘ㄴㄴ’으로 바꾸어 발음한다.
‘온라인’도 ‘온-라인’으로 어원적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온-라인’의 ‘온’이 홀로 쓰일 수 있는 말인지 여부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 영어에서 ‘on’은 전치사로서 홀로 쓰일 수 있는 말로 볼 수 있으나 우리말에는 전치사가 없다. 우리말에서 ‘온’을 별개 단어로 볼 수도 없다. 그런 점에서 사견이긴 하나 ‘온라인’을 [올라인]으로 발음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한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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