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수학능력시험 당일인 12일 오전 고사장 앞에는 학생들 만큼이나 애가 타는 학부모들의 기다림이 시작됐다. 자녀를 수험장으로 들여보낸 뒤에도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한참이나 교문 앞을 서성이며 마음 속으로 자녀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이날 오전 고사장 앞에는 수험생들을 들여보내고도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하는 학부모 수십여명이 교문 안쪽을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일부 학부모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고, 혹시나 입실장에 들어간 자녀가 되돌아오지 않을까 초초한 마음으로 지켜보기도 했다.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 앞 6시45분께. 김규진(19, 장충고)군의 손을 꼭 잡은 채 "잘 하고 와"라는 인사를 건낸 김남희(51)씨는 "나도 떨린다. 평상시와 똑같이 해줬다. (혹시나 탈이 날까봐)아침도 원래 먹던 그대로 차려줬다. 잘 보라는 말도 여기와서 처음했다. 성실한 아들이니 잘 할거라 믿는다"고 말하면서도 학교 쪽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고사장으로 들어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임찬혁(19, 배문고)군의 어머니 노미라(50)씨는 성호(천주교 신자가 십자가를 긋는 행위)를 긋고 기도를 했다. 노씨는 "우리 아들이 벌써 어른으로 성장해 시험을 치르게 돼 기쁘다"면서도 "시험 잘 볼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달라"며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비슷한 시각 강남구 압구정고등학교 앞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오전 7시24분 현재 학교 앞에는 수험생을 들여보내고 정문 밖에서 초조한 표정으로 대기 중인 학부모들로 가득했다.
6시45분께 첫 입실자 최규훈(18·여, 반포고) 양의 어머니는 "딸이 최선을 다했기에 믿는다"며 딸을 시험장으로 들여보낸 뒤에도 30분 넘게 자리를 지켰다.
김장미(53·여)씨는 "마음이 그래서(자리를 뜨지 못하겠다)"며 "초등학교 때부터 오늘 하루를 위해 달려왔는데, 오늘 하루 잘 견뎌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씨는 종교없지만 "집에서 아들을 위해 기도하며 기다리겠다"고 했다.
서초고등학교 앞에서 만난 송현주(18, 세화여고)양은 입실 전 어머니와 포옹하며 기도를 했다. 어머니는 "떨린다. 시험을 잘 봤으면 좋겠다"며 "마음이 짠하다"고 했다.
이날 다른 학교 앞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전국 고사장 앞에는 8시10분 입실이 완료된 이후에도 교문 앞으로 떠나지 못하는 학부모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수능은 오후 5시 종료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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