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더 힘든 곳에서 출마해야 되지 않느냐”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전 시장은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서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어서 이 곳에서 내리 3선을 한 박진 전 새누리당 의원과 당내 빅매치가 불가피하다.
오 전 시장은 11일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정치대학원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8월 김 대표와 만나 나눴던 얘기를 소개했다. 오 전 시장은 “8월 김 대표를 찾아가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당시 김 대표는 ‘힘든 곳에 나가야 되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오 전 시장은 당시 김 대표에게 “종로 정도면 힘든 곳 아니냐”고 답했다고 한다.
이날 강연에서 오 전 시장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인 2011년 자신의 직을 걸고 무상급식 시행 여부에 대한 찬반 주민 투표를 강행했다가 시장 자리에서 물러났던 배경에 대한 질문을 받고 “대한민국이 앞으로 극복해야 할 게 있다면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오 전 시장은 또 당시 주민 투표를 강행한 이유에 대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포퓰리즘이고 그 첫 단추를 끼우는 게 무상급식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여권의 잠재적 차기 대선주자인 그는 “내가 해야 할 역할을 하겠다”며 반(反)포퓰리즘의 선두에 계속 서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오 전 시장은 이어 “더구나 갑자기 ‘안철수 현상’이 일어나고 어느 날 박원순으로 귀결되는 걸 보면서 물론 속이 많이 상하셨을 것”이라며 “공격하는 쪽에서는 ‘아이들 밥 먹는 것 갖고’라면서 가치를 폄하하지만 내 가치 판단으로는 서울시의 발전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모든 정책보다 포퓰리즘의 봇물을 막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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