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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세기만의 미얀마 민주화에 거는 기대와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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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세기만의 미얀마 민주화에 거는 기대와 격려

입력
2015.11.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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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넘게 지속된 미얀마 군부독재 시대가 마침내 종식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25년 만에 치러진 자유총선에서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개표 초반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단독집권이 가능할 전망이다. 군부 영향력 아래 있는 집권여당이 벌써 패배를 인정했을 정도다. 주말쯤 예상되는 최종 결과가 나오면 미얀마는 반세기 만에 독재체제에서 벗어나 민주정권 탄생이라는 새 역사를 맞이하게 된다.

이번 총선의 관전 포인트는 NLD가 67%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느냐 여부다. 미얀마는 헌법에 따라 군부에 전체 의석의 25%를 무조건 할당하게 돼 있다. 따라서 NLD가 전체 과반수 이상 의석을 얻어 단독집권 하려면 총선에서 67% 이상의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 지금 분위기로는 NLD의 단독집권은 기정사실처럼 여겨지고 있고, 개헌선인 전체 3분의 2 의석에 얼마나 근접하느냐가 관심이다.

미얀마 민주화의 길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다. 1988년 3월 학생 민주화시위인 ‘양곤의 봄’ 이후 그 해 8월 군부의 무자비한 유혈진압으로 수 천명이 희생됐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어머니를 간호하기 위해 영국에서 잠시 귀국한 수치 여사가 NLD를 만들어 민주화운동의 길로 들어선 것도 그 참상을 목격하면서부터다. 1990년 수치 여사가 가택연금된 상태에서 치러진 총선에서 NLD는 80% 이상의 지지를 얻는 압승을 거뒀지만 군사정권은 이를 무효화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2010년까지 세 차례 가택연금을 당했다. 199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시상식에 가지 못했고, 1999년 영국인 남편이 사망했을 때도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군부가 입국불허를 우려해서였다.

NLD의 집권이 확실시되지만 미얀마의 민주화가 완성되기에는 갈 길이 멀다. 긴 독재통치 기간 군부가 구축해 놓은 권력기반이 공고하기 때문이다. 군부는 2008년 자신들이 개정한 헌법에 따라 의석 25%의 군부 할당뿐 아니라 핵심 부처인 내부ㆍ국방ㆍ국경경비 장관의 임명권도 갖고 있다. 의회에서 선출되는 대통령도 외국인과 결혼하거나 외국 국적의 자녀를 둔 사람에게는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영국인과 결혼하고 영국자녀 둘을 둔 수치 여사를 노린 규정이다. 이 때문에 NLD가 집권하더라도 그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2011년 군복을 벗고 취임한 테인 세인 대통령이 단계적 민정이양과 적극적인 개혁개방 정책으로 민주화 로드맵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 그나마 희망적이다. 27년 전 무참하게 스러진 ‘양곤의 봄’이 만개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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