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 주에 거주하는 한 전직 목사가 순록 등 각종 크리스마스 문양을 제외한 스타벅스의 올해 연말 특별 에디션 컵에 반발하며 매장에 총을 갖고 들어가 “컵에 메리 크리스마스 문구를 써달라”고 직원을 위협해 뜻을 이뤘다고 9일 MSNBC방송이 전했다. 기독교 복음주의자로 페이스북에 자신을 소개한 조슈아 포이어스타인은 최근 “스타벅스가 크리스마스를 저버렸다”라는 글을 올리며 기독교인들이 단결해 스타벅스에 맞설 것을 주장해 왔다. 미 워싱턴 주 시애틀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는 지난 1일 녹색의 자사 대표 문양과 붉은 색으로 꾸며진 단순한 디자인의 연말 특별 컵을 출시한 바 있다. 이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등이 들어간 예년과 달라진 모습으로 종교적인 색채를 지우기 위한 시도이다.
포이어스타인은 페이스북에 자신이 매장에 총을 갖고 들어가 바리스타를 위협한 사례를 소개하며 “모든 기독교인이 스타벅스를 방문해 나와 같은 요구를 하라”라고 덧붙였다. 애리조나 주에선 총을 보인 채 다닐 수 있는 이른바 ‘오픈 캐리’가 법으로 허용되어 있어 총을 직접 겨누지 않은 이상 포이어스타인의 행동은 위법이 아니다.
한편 미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이날 일리노이 주 유세에서 “스타벅스가 크리스마스를 지내지 않기로 했다니 우리도 이들 제품을 사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사실상 일부 기독교인들의 반 스타벅스 정서에 동조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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