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천만배우의 특급 재치였다.
배우 최민식이 영화 '대호'의 제작보고회에서 빵빵 터지는 유머를 구사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최민식은 10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행사에서 MC 박경림의 짓궂은 질문에 재치있게 응수하며 재미를 돋웠다. 더욱이 최민식은 이날 오전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허리를 다쳐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아픔을 호소했지만 자리를 끝까지 지켰다.
최민식은 '대호'의 출연 소감에 당일 부상을 염두하며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고생이다(웃음). 다들 '호랭이' CG가 얼마나 잘 나왔는지 보자고 할 텐데 200억을 쓴 '라이온킹'이 되지 않기 위해 드라마를 살려 연기했다"고 밝혔다.
최민식은 또 '대호'에서 연기한 천만덕의 이름을 두고 박경림의 "계속 듣다보니 천만 관객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혹시 천만 관객을 바라고 지었냐"는 농담에도 "그럴줄 알고 답을 준비했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고 되받아 쳤다.
또 정만식의 캐스팅에 대해 유쾌하게 설명했다. 최민식은 영화 '부당거래' 촬영 때 류승범을 통해 정만식을 소개받은 뒤 술친구가 됐다. 최민식이 먼저 '대호'에 캐스팅 된 뒤 포수대 리더 구경 역할로 정만식을 박훈정 감독과 제작진에게 추천했다. 최민식은 "'만식이니? 나 민식인데'라고 전화해 (캐스팅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정만식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최민식 선배가 하자고 했으니 시나리오도 읽지 않고 하겠다 했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극중 비운의 명포수로 등장, 조선 마지막 호랑이 대호를 잡기 위해 다시 총을 잡는다. 익숙하지 않은 사냥 총을 잡아본 경험에 "군대 3년 향토예비군이 몇 년인데… 그만큼 쐈으면 됐지 따로 훈련은 필요없었다"고 무심한 듯 시크하게 대답했다.
최민식은 유쾌한 가운데서도 '대호'가 내포한 의미를 잊지 않았다. 최민식에 따르면 '대호'는 단순히 생물학적 동물인 호랑이 이야기가 아니라 일제강점기 때 민족의 정기이자 산 생명을 죽어야 사는 사냥꾼의 업을 다룬다. 최민식은 "구업을 짓는 사람의 결말이 서글프면서 요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언어의 폭력, 행위에 따른 업에 대해 생각했다. 영화가 태생적으로 내포한 종교적, 철학적 메시지에 매료됐다. 이런 가치들에 관심을 같이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대호'는 일제강점기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를 잡으러 나선 조선 포수, 일본군의 이야기를 그린다. 12월 16일 개봉.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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