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인터넷업체 네이버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해외 진출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큰 성공을 거둔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이어 ‘제 2의 라인’을 목표로 웹툰과 한류 동영상 플랫폼 ‘브이’, 백과사전 등 콘텐츠 서비스를 하나씩 세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해외 공략의 선봉은 웹툰이 맡았다. 이미 국내 만화 유통 환경을 출판에서 컴퓨터(PC), 모바일로 바꾸고 만화 소비 계층을 전 연령대로 확대한 웹툰은 해외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로 꼽힌다. 이를 감안해 네이버는 지난해 7월 글로벌 웹툰 서비스 ‘라인웹툰’을 출시해 지난 1년간 총 372편을 영어, 중국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로 제공했다.
여기에 최근 네이버는 웹툰의 해외 공략을 위해 또 하나의 승부수를 던졌다. 작가들이 웹툰에 움직임, 소리 등 각종 효과를 원하는 대로 입힐 수 있는 ‘네이버 웹툰 효과 에디터’를 자체 개발한 것이다.
과거에도 소리와 움직임이 있는 웹툰이 ‘플래시툰’이라는 이름으로 유행했지만, 작가들이 전문 소프트웨어를 익혀야 하고 플래시 재생을 지원하는 기기가 필요해 크게 확산되지 못했다. 반면 네이버의 효과 웹툰은 누구나 손쉽게 효과를 가미하고 어떤 기기에서든 감상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효과 웹툰 개발의 주인공은 김효 네이버 수석연구원이다. 웹툰을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 개발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웹툰은 이용자가 화면을 위 아래로 내려 읽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지 또는 재생만 가능한 만화영화(애니메이션)와는 달라야 했기 때문이다. “웹툰 고유의 정적인 특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적재적소에 효과를 넣어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일이 쉽지 않았어요.”
세 번의 개발과 폐기 끝에 지금의 효과 에디터가 탄생했다. 효과 에디터로 웹툰을 만들면 이용자가 손가락을 갖다 대고 화면을 움직일 때만 각종 효과가 나타난다. 사과가 떨어지는 그림의 경우 화면을 위로 올리면 사과가 ‘툭’하는 소리를 내며 떨어지고 다시 아래로 내리면 되감기처럼 다시 나무에 가서 붙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주 쉬워야 한다’는 조건에 맞춰 프로그램 용어도 쉽게 풀어냈다. 작가들이 ‘픽셀’과 같은 전문 용어를 모르더라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보통, 빠르게, 아주 빠르게’ 등으로 단순화했다. 여기에 세계 시장을 겨냥한 만큼 한글 웹툰에 적용한 효과를 복사해 번역판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연구원은 앞으로 에디터를 전자책처럼 가로로 넘겨 보는 웹툰이나 교육용 콘텐츠, 모바일 광고 등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아직 효과 에디터로 제작한 웹툰이 ‘고고고’(하일권), ‘악의는 없다’(환쟁이) 등 세 편뿐이지만 국내외에서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아요. 인터넷 속도가 느리거나 스마트폰 사양이 떨어져도 누구든 색다른 웹툰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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