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의 생존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새누리당과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내년 1월 말부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최대 0.7% 인하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그동안 계속됐던 소상공인들의 요구와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등에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인해 카드사들은 총 6,700억의 수수료 손실을 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금액은 지난해 카드사가 벌어들인 총 순이익(2조2,000억원)의 30%에 해당한다.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진 후 아직 카드사들은 공식적으로 구체적인 경영방침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카드수수료율 인하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몇몇 카드사는 수수료 인하가 발표된 직후, 비용절감 계획을 마련하라는 지침을 각 부서에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예산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된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광고ㆍ행사 비용을 우선 삭감 대상으로 정했다는 것.
그나마 수수료 손실보전 대책으로 확실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 밴사 수수료의 정률제다. 밴사는 카드 결제 단말기를 공급하고 통신을 제공하는 업체. 현재 카드사로부터 건당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내고 있다. 그런데 최근 카드사들은 이것이 부당하다며 수수료를 건당이 아닌 결제 금액의 비율로 하는 정률제로 변경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카드결제가 소액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갈수록 많아지는 추세 속에 카드사들에겐 정액제보다는 정률제가 비용면에서 훨씬 유리하기 때문.
지난 7월 처음으로 신한카드가 이 계약을 성사시켰다. 나머지 카드사들도 밴사들과 이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밴 수수료 정률제 시행도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최근 한국신용카드밴협회는 문자, 통화 등에 건당 요금을 부과하는 것을 예로 들면서 밴사업에서 건당 수수료를 물리는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회선을 이용하는 부가통신 사업이라는 것이다.
현재 카드사들의 수익 구조는 가맹점 수수료가 약60%선이고 카드론, 리볼빙 등 대출이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할부카드, 현금서비스 등의 수수료 수익이 10% 내외다.
미국의 카드사들은 수수료 대신 리볼빙에서 60% 이상의 수익을 얻고 있는 형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밴 수수료 정률제 추진 외에는 대책을 세운 것이 없다"며 "밴사와 수수료협상에 중점을 두고 효율경영으로 난관을 이겨내려 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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