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조던 스피스(22ㆍ미국)가 제이슨 데이(28ㆍ호주)를 제치고 3주 만에 남자골프 세계랭킹 정상을 되찾았다. 8일(한국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막을 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 챔피언스에서 공동 7위(15언더파 273타)에 오른 스피스는 대회에 불참한 데이를 밀어내고 다시 최정상 골퍼로 인정받았다.
최근 미국 언론은 어머니의 인터뷰를 통해 스피스가 최고의 골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비결을 되짚었다. USA투데이 인터넷판의 보도에 따르면 어머니 크리스틴 스피스는 "아들은 (일상에서) 결코 특별한 사람이 돼 본 적이 없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7월 존 디어 클래식 우승 트로피도 우리 집에 있다. 왜냐하면 스피스는 자신의 집에 우승 트로피들을 진열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일상 속에서) 평범한 사람으로 살기 위해 집을 골프와 분리된 공간으로 삼는다"고 전했다. 집은 스피스에게 재충전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어머니는 "스피스에게는 특별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여동생이 있다. 여동생 엘리는 선천성 자폐아로 태어났다. 때문에 관심과 지원은 항상 그에게로 집중됐다. 엘리에게 가장 많은 관심이 가야 하는 걸 알기에 스피스와 남동생 스티븐은 관심을 바란 적이 없다. 엘리는 그런 스피스와 스티븐의 열렬한 팬이다"며 스피스의 성숙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씨를 언급했다.
스피스와 엘리의 훈훈한 일화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스피스는 집 근처에서 열린 대회에서 자신을 응원하러 온 엘리를 보고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갖게 됐다. 그는 이후 열리는 마스터스 대회에서 기필코 우승하겠다고 다짐했고 결국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되며 동생을 기쁘게 했다. 스피스는 당시 "지난 대회에서는 '우승했냐'고 물었던 엘리에게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엘리가 오늘 내 모습을 보면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피스는 투어 대회를 치르기 위해 방문하는 세계 곳곳에서 특이한 열쇠고리를 사 동생에게 선물한다. 스피스의 인스타그램에는 엘리와 함께 찍은 사진들이 꾸준히 올라온다. 스피스는 이른바 '여동생 바보'다. 엘리는 스피스에게 우승이라는 동기를 부여해주는 동시에 겸손함도 잃지 않게 하는 존재다.
스피스는 독일계 이민자의 후손이다. 그의 이름은 독일어로 '성공' 또는 '빠른'을 뜻한다. 스피스는 가장 성공한 골퍼이지만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려는 겸손함을 잃지 않는다. 아울러 그는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등 성숙한 마인드의 소유자다. 실력과 멘탈 모두 훌륭하다. 현지에서 "20년 이상 롱런할 선수"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들 때문이다.
사진=스티븐-엘리-조던 스피스(왼쪽부터 순서대로, 스피스 인스타그램).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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