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 일본 훗카이도 삿포로돔에서 8일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 12 한국-일본 개막전에 앞서 진행된 선수 및 코칭스태프 소개에서 이대호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삿포로=연합뉴스
‘약관’(弱冠)의 오타니 쇼헤이(21ㆍ니혼햄)는 소문대로 강했다. 김인식(68)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8일 일본 홋카이도의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프리미어12 개막전에서 일본 선발 오타니에게 단 2안타로 철저하게 농락당한 끝에 0-5로 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 이후 일본과 6년 만에 리턴매치에서 또 한번 무릎을 꿇었다. 프로 선수끼리 처음 맞붙은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이후 국제대회서 일본과 상대전적은 19승21패가 됐다.
올 시즌 퍼시픽리그 다승ㆍ평균자책점ㆍ승률 3관왕에 빛나는 오타니는 직구 최고시속 161㎞의 강속구를 앞세워 한국 타선을 원천 봉쇄했다. 6이닝 2피안타 2볼넷 무실점을 기록했고, 삼진은 10개나 잡아냈다. 7회초 오타니가 마운드를 내려가기 전까지 한국이 2루까지 진루한 건 5회 박병호(넥센)의 빗맞은 2루타가 전부였다. 방망이 중심에 제대로 맞은 안타는 4회 김현수(두산)의 우전안타뿐이었다.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지일파’ 이대호(소프트뱅크)는 삼진 2개와 병살타 1개로 고개를 숙였다.
수비에서 운도 따르지 않았다. 한국 선발 김광현(SK)은 2회말 일본의 선두타자 나카다 쇼(니혼햄)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듯했지만 헛스윙한 공을 포수 강민호(롯데)가 뒤로 빠뜨려 스트라이크아웃낫아웃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마쓰다 노부히로(소프트뱅크)의 우전안타로 이어진 무사 1ㆍ2루 위기에서 8번 히라타 료스케(주니치)의 타구는 3루수 허경민(두산) 앞으로 굴러가는 평범한 땅볼이었지만 공교롭게 3루 베이스를 맞고 외야 쪽으로 흘러나가는 2루타가 되고 말았다. 이어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0-2가 됐다.
반면 한국 타자들은 오타니의 직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3회까지 출루는 손아섭(롯데)의 볼넷 1개뿐이었고 4회 1사 후 김현수의 안타가 첫 안타였다. 5회에도 선두타자 박병호가 오타니의 직구에 밀렸으나 1루수 키를 넘는 행운의 2루타가 됐고, 이어 손아섭의 볼넷으로 무사 1ㆍ2루 기회를 잡았지만 허경민, 강민호에 이어 대타 나성범(NC)까지 오타니에게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일본은 5회말 히라타의 추가 적시타로 3-0으로 만들어 승기를 잡았다. 한국은 8회 2사 만루, 9회 2사 만루 기회를 잇따라 놓치며 추격 기회를 잃었다.
김광현은 2회 개운치 않은 2실점을 한 뒤 2⅔이닝만 소화하고 조기에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2자책). 길지 않은 이닝이었지만 일본 타자들의 끈질긴 커트로 투구 수는 67개에 달했다. 김광현은 설욕에도 실패했다.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에서 일본을 상대로 8이닝을 소화하며 산발 6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막고 금메달의 발판을 만들었지만, 2009년 WBC 일본전에서는 1⅓이닝 만에 7피안타 2볼넷 8실점으로 무너진 바 있다.
한국은 9일 대만으로 이동해 본격적인 조별 예선 풀리그에 돌입한다. 11일 도미니카공화국전을 시작으로 베네수엘라(12일), 멕시코(14일), 미국(15일)과 차례로 경기를 벌인다.
한편 이날 경기에 앞서 박찬호(42)가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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