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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변호사를 소개해 드립니다”

입력
2015.11.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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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서비스 ‘인투로’, 변호사 앱 부문 종합 1위

“법률종합서비스 제공 기업 만드는 게 최종 목표”

이영준 로아팩토리 대표 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
이영준 로아팩토리 대표 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

56.1㎡(17평) 남짓한 골방, 책상 위에는 노트북 4대와 데스크탑 1대가 놓였다. 컴퓨터 모니터는 총 8대, 문틀마다 메모지가 덕지덕지 붙었다. 이영준(29ㆍ사진) 로아팩토리 대표의 사무실이다. 작은 공간이지만 창의적인 발상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 1월 베타서비스를 시작, 지난달 정식버전을 낸 변호사 검색 서비스 ‘인투로(Into Law)’는 누적 다운로드 수가 1만 건을 넘겼다. 장영실 벤처포럼 최우수상, 갈매기 SW 창업사관학교 우수상, 액셀레이팅기반 창업경진대회 최우수상, 스타트업 위크앤드 베스트 프리젠테이션상 등 수상실적은 그간 노력의 방증이다. 지난 3일에는 권도균(이니시스 창업자)ㆍ윤재승(대웅제약 회장) 대표 등으로 구성된 창업지원 기업 프라이머로부터 투자도 약속 받았다. 법률 의뢰인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솔루션을 연구ㆍ개발하는 로아팩토리의 이 대표를 만났다.

-법대 출신으로 창업에 나선 이유가 궁금하다.

“처음부터 창업을 생각한 것은 아니다. 부산대 법학과(07학번)에 다녔기 때문에 전역 후 2010년부터 자연스럽게 고시공부를 했다. 고민은 고시공부와 함께 시작됐다. 그냥 공부만 한다면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았다. 문득 스마트폰이 눈에 띄었다. 많은 사람들의 손에 들려있는 스마트폰, 그 중에서도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2006~2009년 사이 아버지가 연대보증과 교통사고 등으로 변호사를 찾은 적 있었다. 아버지도 법대를 나와 주변에 아는 변호사는 있었지만 그 분야 소송경력이 많은 변호사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관련 앱 제작을 목표로 학교로 돌아와 후배들과 함께 어플리케이션 동아리를 만들었다. 처음 만든 앱은 ‘다 함께 스트레칭’이었는데 예상 외로 반응이 좋았다. 스트레칭 분야 다운로드 순위가 1년간 1위(10만 건)였고 포털사이트 인기 앱에도 선정됐다. 자신감이 붙었다.”

-스마트폰 앱‘인투로(Into Law)’로 창업했는데

“아버지의 경험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법률적인 고민 상담도 많이 해줬다. 생각보다 주변에 법적 조언을 들을 전문가가 없기 때문이다. 법원 앞 변호사 사무실에는 변호사의 이름만 적혀있을 뿐 직접적인 정보를 얻기 힘들다. 대중의 선호도를 알아보기 위해 업체에 의뢰, 전 연령층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 가운데 70% 이상의 사람들이 변호사 정보를 구하는 곳을 알지 못했다. 또 시장조사 과정에서 사건 소개료를 받는 불법 브로커가 파생, 필요 이상의 사건 수임료를 지불하는 일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우리는 공개된 자료를 취합해 한곳에서 비교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하기로 했다.

-변호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처음에는 지인을 통해 변호사들을 대면 접촉했다. 그러나 소개를 받지 않고 찾아가면 잡상인이나 브로커 취급을 받았다. 접근 방식을 바꿔 서울ㆍ부산ㆍ대구ㆍ경남ㆍ대전ㆍ광주변호사회 등에서 정보를 일일이 수집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지난 1월 베타서비스를 개발했다. 지난달 정식 버전을 출시, 지금까지 2,960명 정도의 변호사가 앱에 등록됐다. 다운로드 건수는 1만3,000여건으로 변호사 앱 부문 종합 1위를 했다. 요즘은 변호사가 등록을 요청해오는 경우도 있다. 사실 변호사 입장에서도 홍보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유명 포털 검색 상단에 노출되는 경우 의뢰인이 링크를 타고 들어갈 때마다 4만원 이상의 비용을 내야 한다. 여기에 홈페이지 구축비용, 유지ㆍ관리비용을 포함하면 한 달에 최대 1,000만원 가량의 비용이 들어간다. 무료로 등록 가능한 인투로의 경쟁력이 큰 부분이다.”

-벤처사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많다.

“어플리케이션과 웹서비스 등 인터넷 서비스는 처음부터 수익이 나지는 않는다. 그래서 매출이 나기 전까지 재정적으로 버티기 어렵다. 대출이나 투자도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 대출은 자칫 신용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고 투자는 투자사의 지분요구가 뒤따른다. 창업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과 취직이 안되면서 창업을 하는 등 막연한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 아이템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나의 경우 회사생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많았다. 일의 선후관계 등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아 시간낭비도 많았다. 그럴 때면 정신적 스트레스는 말할 수 없다. 자기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향후 계획은

“많은 변호사, 의뢰인을 만나며 한가지 사실을 알게 됐다. 민사소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2,000만원 이하 소액사건이 대부분 계약서 등 증거가 없어 발생한다는 점이다. 종이를 출력하지 않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작성해 전문가 검토를 받는다면 개인적 고통과 사회적 비용이 줄어들 것 같다. 그래서 법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언제 어디서나 계약서를 만들고 완성된 계약서를 전문가가 확인해주는 앱을 개발 중이다. 변호사 검색 서비스와 함께 법적인 문제를 예방하거나 해결하는 법률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키우는 게 최종 목표다. 단순히 개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와 끊임 없이 소통하고자 한다.”

정치섭기자 sun@hankk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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