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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응답하라'가 소환한 추억 5

입력
2015.11.07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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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부터 전파를 탄 드라마 '응답하라 1988'. tvN 방송화면 캡처
6일부터 전파를 탄 드라마 '응답하라 1988'. tvN 방송화면 캡처

tvN의 새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시청자들의 기대 속에 6일 오후 첫 방송됐다. 1988년 서울 쌍문동을 배경으로 두 가족의 사연을 풀어내는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 머리 속에 저장된 여러 추억들을 불러낸다. 앞서 방송된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와 비슷한 전술로 시청자들을 TV앞에 불러내려 한다. 6일 방송에 등장한 연탄가스, 교련복, 내신 등이 벌써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응답하라 1988’의 방송을 맞아 ‘응답하라’ 시리즈가 소환했던 추억들을 되돌아본다.

▦PC통신

‘응답하라 1997’은 인터넷보다 PC통신이 더 익숙했던 세대를 조명한다. 97년은 PC통신을 통해 인터넷 접속이 이루어졌던 시기. 선발주자 하이텔을 비롯해 천리안 유니텔 나우누리 등이 온라인에서 치열한 영토 전쟁을 펼쳤다. PC통신으로 감정을 교류하던 두 남녀의 사랑을 감성적으로 그려낸 영화 ‘접속’이 개봉해 청춘들의 마음을 적시기도 했다. 접속할 때 울리는 길다랗고 독특한 전자신호음, 푸른색 배경의 조악한 화면 등은 90년대 후반을 고교생으로, 대학생으로 보낸 중년들의 추억을 자극할 만하다.

▦서태지, 룰라 그리고 H.O.T

‘응답하라’ 시리즈는 당대 대중과 호흡을 함께했던 추억의 노래들을 많이 불러냈다. ‘응답하라 1997’은 당시 청소년을 사로잡았던 아이돌그룹 H.O.T를 다뤄 팬들에게 시간여행의 기회를 제공했다. ‘응답하라 1994’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가요계를 평정하던 시기를 반영한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광팬인 조윤진(도희)를 통해 당시 히트곡들과 브로마이드 사진 등을 소개하며 시청자들을 추억으로 이끈다. ‘비밀은 없어’와 ‘날개 잃은 천사’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역시 대중을 사로잡았던 롤라의 추억 어린 곡들도 화면을 장식한다.

▦데모 댄스

1990년대는 80년대 학생 운동의 열기가 남아있던 때였다. 운동권 학생이 아니라고는 해도 대학생 누구나 민중가요 하나쯤은 흥얼거릴 수 있었고 노래에 맞춘 율동을 배우기도 했다. ‘응답하라 1994’는 시대의 아픔을 반영하면서도 당시의 운동권의 낭만도 품는다. 나정(고아라)과 해태(손호준)가 삼천포(김성균)의 고향을 방문했다가 어른들 요청에 따라 당시 운동권에서 유행하던 ‘바위처럼’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에서 추억이 돋아날 만하다.

▦모래시계

‘응답하라 1994’에서는 1990년대 초반 최고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의 흔적도 찾을 수 있다. 격동의 현대사를 담아낸 ‘모래시계’는 1994년 방송 당시 ‘귀가 시계’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응답하라 1994’에서도 하숙집 식구들이 옹기종기 모여 드라마를 시청하는 모습을 담아 당시의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에 등장한 정동진이 관광 명소로 부상했고 정동진에 커다란 모래시계 조형물이 조성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시티폰

1990년대는 이동통신 혁명이 시작된 시기였다. 90년대 초ㆍ중반 삐삐 가입 열풍이 불었고 PCS가 등장하며 이후 휴대폰의 대중화도 이뤄졌다. 공중전화 주변에서 송신만 가능한 시티폰이 통신 혁명의 과도기에 등장하기도 했다. 수신 기능은 없는 ‘반쪽 휴대폰’이었으나 삐삐 음성을 확인하기 위해 공중전화 앞에서 줄은 선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응답하라 1994’의 시간적 배경(1994년)은 시티폰이 나온 연도와 제대로 맞아떨어지지 않으나 90년대 청춘을 보낸 중년 시청자들에게는 추억을 불러내는 소품으로 충분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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