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대에 새 모양의 조각을 얹은 솟대는 예로부터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마을 입구에 세워졌다. 위키백과는 솟대에 오리나 기러기를 올리는 이유가 그 새들이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전령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솟대 위의 새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천상의 신명과 소통하는 안테나와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경북 경주 교촌마을 유리공방 마당에 고조선 시대부터 내려오던 느티나무나 향나무 대신 유리로 만든 솟대가 나란히 서 있다. 찬란한 가을햇빛이 투명한 유리 새를 통과하면서 더욱 영롱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초자연적인 믿음과 감각적인 현대 공예가 합작해낸 장면 덕분에 전통에 대한 기억은 깊고 신비로워진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pindropp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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