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실종 처리된 청년을 13년 만에 찾았지만, 이 청년은 다른 주에서 자신의 생부와 가명을 사용하면서 버젓이 살고 있는 이상한 사건이 발생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서쪽에 거주하던 줄리안 에르난데스(18)는 최근 대학 입학원서를 냈다가 자신이 13년 전 미아로 실종 처리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2002년 8월 자신이 앨라배마 주 버밍햄 지역에서 살다가 갑자기 사라져 생모가 실종 신고까지 냈다는 내용이었다. 이 사실은 줄리안이 지난 1일 대학 입학원서 제출을 위해 사회보장(Social Security) 번호를 입력했고, 연방수사국(FBI) 클리블랜드 지국에 그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밝혀졌다.
줄리안의 생모는 경찰에 실종 신고를 내면서 “아이 아빠가 학교에서 아이를 데리고 온다는 쪽지를 남겨놓고 갔는데 아이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수사 당국은 전했다. 당시 줄리안의 부모는 결혼하지 않은 상태였고, 양육권은 줄리안의 생모에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이 13년 만에 찾은 실종 처리된 줄리안의 소재를 찾았을 때 그는 생부 보비 에르난데스와 새 어머니, 의붓 형제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수사 결과, 생부 보비 에르난데스가 줄리언을 앨라배마 주에서 오하이오 주로 데려와 키워온 것으로 밝혔다. 지금껏 본명이 아닌 가명으로 살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부 보비 에르난데스는 현재 양육권 방해와 신분도용, 납치 등 혐의로 체포돼 오하이오 주 쿠야호가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됐다. 줄리안의 생모는 경찰에서 자신의 이름과 주소 등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조건을 달고 “잃어버렸던 아이가 13년 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발견돼 너무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줄리안의 생부가 왜 아이를 데리고 멀리 떨어진 오하이오 주까지 갔는지, 당시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어떠했는지 등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줄리안은 18세로 성인”이라며 “그가 고향인 앨라배마로 돌아올지 아니면 성장했던 오하이오 주에서 살지는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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