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유래는 분명하지 않다. 중세 때부터 유사한 공놀이가 스페인 등 유럽서 성행했다고 한다. 잉글랜드가 축구 종주국으로 대접받는 것은 19세기 중엽 현대 축구 규칙을 제정하고 경기 방식을 체계화한 덕이다.
야구 역시 13세기부터 영국인들이 즐기던 크리켓의 변용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현대적 규칙의 창안자에 대해서도 설이 분분하지만, 1953년 미국 의회는 뉴욕 맨해튼의 서적상 알렉산더 조이 카트라이트 주니어(1820~1892)를 현대 야구의 창시자로 공표했다. 1842년 야구팀 뉴욕 니커보커스 설립자이기도 한 그는 타운볼이라 불리던 크리켓 변용 경기의 규칙을 정리하고 다이아몬드 형 필드를 처음 그린 인물로 유명하다.
배구는 미국인 윌리엄 모건(1870~1942)에 의해 1895년 고안됐다. 매사추세츠의 YMCA 체육교사이던 그는 테니스 경기 형식을 응용해서 배구 규칙을 만들었다고 한다.
반면 농구는 캐나다 출신 미국인 제임스 네이스미스(James Naismith, 1861~1939)가 사실상 만든, 가장 창의적인 경기다. 캐나다에서 나고 자라 몬트리올 맥길대를 졸업한 그는 만능 스포츠맨으로 대학 풋볼 대표팀 선수 시절 풋볼 헬멧을 최초로 만들어 쓴 인물이다. 그는 1891년 미국 매사추세츠 스프링필드대 체육교육학 교수로 발령받아 미국에 온 뒤 모건보다 앞서 YMCA 체육교실에서 강의했는데, 겨울 실내 스포츠를 고안에 달라는 제안을 받고 농구 경기를 창안했다고 한다. 그가 착안한 것은 유년기 놀이였던 ‘덕온락(duck-on-a rock)이었다. 커다란 바위나 나무 등걸에 큼지막한 ‘돌(duck)’을 얹어두고, 여럿이 작은 돌을 던져 ‘duck’을 맞히고 한 명은 날아오는 돌을 방어하는 게임이라고 한다. 그는 직선으로 돌을 던지는 것보다 포물선을 그리도록 던지는 게 ‘duck’을 맞히기 쉽다는 요령도 알고 있었다. 덕 대신 바구니를 양 쪽에 높이 매달아 두고 공을 던져 넣는 그 경기의 13개 룰을 만든 것도 그였다. “공은 한 손 또는 두 손으로 어느 방향으로든 던질 수 있고, 날아오는 공은 손으로 쳐낼 수 있지만 주먹을 쓰면 안 되고, 공을 들고 달릴 수는 없고, 손이 아닌 팔이나 몸으로 공을 잡을 수는 없고(…)” 그의 경기는, 좁은 실내에서 단 시간 내에 땀을 쏙 뽑을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농구가 너무 격렬해서 남녀노소가 편히 즐길 수 있는 실내 스포츠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4년 뒤 만들어진 게 배구라는 설도 있다.
그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농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걸 보고 3년 뒤 별세했다. 미국 프로농구연맹인 전미농구협회(NBA)가 출범한 것은 46년이었다. NBA는 59년 미국 농구 명예의 전당을 설립하며 프로구단 연고지도 아닌 매사추세츠주 스프링필드에 본부를 두고, ‘네이스미스 기념 농구 명예의 전당’으로 명명했다. 11월 6일은 그가 태어난 날이다. 최윤필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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