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5개월 남짓 앞두고 후보경쟁이 서서히 가열되고 있다. 특히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서는 여권의 쟁쟁한 후보들이 사실상 공개경쟁에 나서면서 치열한 예선전을 예고했다. 안철수 의원의 지역구인 노원병에는 박근혜 키즈로 불리는 이준석 전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의 출마설로 지역구가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 종로에는 16, 17, 18대 내리 3선을 한 박진 전 의원과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후보 자리를 놓고 경합 중이다. 한나라당 시절 ‘한솥밥’을 먹던 ‘형님 동생’ 사이인 박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은 그간 세 번이나 만나 담판을 시도했다. 8월 새누리당 수도권 출신 소장파 의원 모임에서 시작된 담판은 9월 혜화동 대학로 커피숍, 이달 3일 내수동 커피숍으로 이어졌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한다. 최근 담판에서 박 전 의원은 “당과 상의도 않고 결정한 ‘무상급식 투표’로 서울시가 상대 당에 넘어간 책임을 지고 ‘백의종군’하며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도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종로에 ‘전입’하려는 오 전 시장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 전 시장은 “어차피 공천을 두고 경쟁하게 된 거, 서로 감정까지 상하는 후유증을 남기지 않도록 페어 플레이 하자”고 요지부동이었다고 한다.
박 전 의원은 5일 기자와 만나 “종로는 특정 정치인의 ‘큰 꿈’을 위한 교두보가 아니다”라며 “종로에서 나고 자라 민낯까지 아는 내가 끝까지 상대해주겠다”고 별렀다. 오 전 시장 역시 기자와 통화에서 “종로는 서울의 얼굴이자 역사성이 담겨있는 곳인데도 각종 개발규제 때문에 낙후돼있다”며 “서울 전체를 경영해본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적격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10일 명륜동의 아파트로 이사할 예정이다.
서울 노원병은 이준석 전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의 출마설로 들썩이고 있다.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지역구이자 노회찬 전 의원이 탈환을 노리는 곳이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출마를 비롯한 총선 참여에 대해 고민을 끝낸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출마를 한다면 어린 시절을 보냈던 노원구나, 중학교를 나온 목동 지역에서 출마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한다”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의 ‘출마 고민’ 언급에 안 전 대표 측은 “3자 구도든, 몇 자 구도든 상황에 개의치 않고 지금처럼 열심히 지역구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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