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 최대 교단인 대한불교 조계종이 총무원 청사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일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4일 조계종에 따르면,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전날 서울 종로구 견지동 전법회관에서 중앙신도회 주최로 열린 ‘브리지센터 카페 바라밀 개관식’에서 신도단체와 만나 “(조계사 일대를 정비하는) 총본산성역화 불사(佛事)를 10년 내에 마무리 하고, 총무원 청사를 봉은사로 이전할 계획”이라며 “봉은사 인근 부지 매입 작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총본산성역화 불사는 조계종이 2017년 5~9월부터 상가가 즐비한 조계사 주변 건물 및 부지를 매입ㆍ정비해 그 일대를 종단 총본산으로 조성한다는 취지로 추진 중인 건축 사업이다. 사업이 추진될 경우 주로 일대 건물에 입주해 활동해 온 신도단체 등은 이주 및 철거가 불가피한 입장이라 이 계획에 난색을 표해왔다.
조계종 관계자는 “총무원이 봉은사로 이주할 경우 현재 총무원이 쓰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건물이 신도 단체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이 같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면서도 “청사 이전에 걸림돌이 많아 내부에서 아직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봉은사 이전에 약 70억원 이상의 막대한 재원이 소요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또 강남 이전 계획이 조계사 일대를 총본산성역으로 조성한다는 사업 취지와 배치된다는 점도 쟁점이다. 일각에서는 이전 의지를 표명한 자승 스님의 총무원장 임기가 관련 사업이 시작되는 2017년 종료되는 만큼 강남 이전 계획이 흐지부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총무원은 오는 16일 모금 행사인 ‘총본산성역화 불사를 위한 모연의 밤’에서 구체적인 이전 방안을 밝히는 한편 관련 여론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조계종은 1938년 10월 서울 종로구 견지동에 한국불교 총본산 태고사(현 조계사) 대웅전을 설립해 종로에 터를 잡았고, 1962년 종단을 본격 출범시킨 이래로 이 일대에 관련 기관을 들여 ‘불교 1번지’를 형성해왔다. 총무원은 현재 조계사 옆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 입주한 상태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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