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환(49)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콘서트를 4일 오후 7시부터 3시간 동안 서울 홍익대 앞 공연장 롤링홀에서 열었다. ‘한쪽 눈을 가리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이날 공연은 이승환 밴드를 비롯해 ‘10㎝’ ‘가리온’ ‘데이브브레이크’ ‘피아’ ‘로큰롤라디오’ ‘타틀즈’ 등의 뮤지션들이 함께 했다.
무료였지만 15세 이상 29세 이하 청소년과 청년으로 관객 나이를 제한한 이날 공연은 시작 한참 전부터 200m 넘는 줄이 생길 정도로 성황이었다. 500명 관객은 공연장 입구에 마련한 화이트보드에 ‘하나의 역사는 역사가 아니다’ 등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고 입장해 공연을 즐겼다.
자신의 밴드와 함께 무대에 선 이승환은 “어린 학생들이 마음을 울리는 피켓을 들고 거리에 서 있는 것을 보고 부끄럽고 미안했다”며 “그런 여러분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고 급하게 공연을 준비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99.9%가 쓰는 교과서를 편향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궤변”이라며 “0.1%의 권력자들을 위한 사회, 교과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승환은 전날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누리꾼이 썼다는 “반국가 선봉에 섰던 종북 가수 신해철이 비참하게 불귀의 객이 됐다. 다음은 빨갱이 가수 이승환 차례”라는 트위터 글을 소개한 뒤 “이게 그네들의 수준. 피식.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모양”이라며 꼬집기도 했다.
한편 이승환 소속사 드림팩토리는 “밴드와 클럽의 공존과 상생을 위해 ‘프리 프롬 올(Free from all)’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매달 밴드 5개 팀을 선정해 5개 라이브 클럽에서 단독공연을 열 수 있도록 대관료 일체를 지원하는 것이다. 자신들의 곡과 기획으로 1시간 30분 이상 공연할 수 있는 팀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고 수익금은 모두 밴드에 돌아간다고 드림팩토리는 설명했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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