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TV시장의 '1,000억달러 시대' 종말이 예견됐다. 이에 따라 제조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4일 올해 글로벌 TV시장이 971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2013년 이후 3년 동안 하락한 수치다. HIS는 2017년에는 977억달러, 2018년에는 970억달러, 2019년에는 96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측하며 사실상 글로벌 TV시장의 '1,000억달러 시대'가 끝났다고 평가했다.
TV시장 침체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5년여 전 유럽발 경기침체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국제 가전시장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특히 LCD TV는 가격까지 오르면서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았다. 글로벌 TV시장은 2010년 1,178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2011년 1,150억달러, 2012년 1,102억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며 하락세를 보였다.
결국 2013년에 999억달러를 기록하고 계속 하락세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TV시장 규모는 900억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 치킨게임 시작된 LCD 시장
세계적으로 TV판매량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현재 TV시장 축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LCD TV가격의 하락이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위츠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3%정도였던 LCD 패널의 공급과잉률은 4분기에 5%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지난 9월말 기준 55인치 LCD패널의 평균 가격은 5개월 만에 9% 하락했다. 32인치는 20% 넘게 떨어졌다. 이에 따라 LCD TV가격도 하락하고 있는 중이다.
전자랜드 프라이스킹의 한 관계자는 "LCD 패널을 쓰는 TV 판매량은 전년대비 5%가량 늘었지만, TV 가격은 계속 떨어지는 추세여서 매출이 많이 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치킨게임에 방아쇠를 당기고 있는 것은 바로 중국이다. 중국의 4대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앞으로 3년간 중국의 7곳에 대규모 공장을 지을 계획을 갖고 있다. 여기에는 약 250억달러(28조원)가 투자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가 LCD에 연간 35억~40억달러를 투자하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규모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2018년에 한국을 제치고 LCD패널업계 1위로 올라선다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따라서 LCD가격 하락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10월에도 LCD TV 패널 가격은 4.5%나 떨어졌다. 2010년 9월 이후 5년 동안 가장 하락폭이 컸다. LCD패널의 크기가 클 수록 가격 낙폭이 확연했다.
■ 프리미엄 제품으로 판 뒤집는다
이에 국내 TV 제조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 판촉을 강화해 세대교체를 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실제로 3분기에 삼성·LG 등 국내의 TV제조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 3분기에 LG전자의 HE 사업본부는 올레드와 UH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도 UHD TV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23% 증가해 삼성의 전체 TV 판매량 중 19%를 차지하게 됐다. TV 평균판매가격도 지난해 423.6달러에서 올해 429.4달러로 올랐다.
▲ LG전자의 OLED TV. 사진제공=연합뉴스
이에 따라 4분기에도 LG전자는 올레드 TV 보급화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LG전자는 지난 9월과 10월 올레드 특별가 체험전을 진행했다. 11월에도 프리미엄 제품을 최대 40% 할인해주는 'LG TV 그랜드 세일'을 열었다. 그 결과 10월 올레드 TV 판매량은 연초보다 2배 이상 늘어 4,500대를 돌파했다. 그밖에도 대한민국 문화유산 전시회, 미리미리 페스티벌 등 다양한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 오는 13일까지 광주비엔날레에 전시될 예정인 삼성 SUHD TV. 사진제공=연합뉴스
삼성전자도 프리미엄 제품 판촉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SUHD TV 등 고급형 제품을 보급하는 전략을 펼 예정"이라며 "국내에서는 삼성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부를 만한 판촉활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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