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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ㆍ아우디 대포차 3만대 유통 사이트 운영자 등 265명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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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ㆍ아우디 대포차 3만대 유통 사이트 운영자 등 265명 적발

입력
2015.11.0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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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국내 최대 온라인 대포차량 거래 사이트 운영자와 판매조직 등 265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최근 5년간 이 사이트에서 유통된 대포차만 3만여대, 거래액은 6,000억원에 이른다. 대포차는 소유자와 실제 운전자가 달라 각종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6일 자동차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대포차 중개사이트 운영자 박모(30)씨와 조직폭력배 김모(24)씨 등 18명을 구속하고 개인 판매자 최모(44)씨 등 24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운영자 박씨 등 10명은 지난 2011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인터넷에 ‘88카’ 사이트(www.88car.in)를 운영하며 중고차 업자들에게서 돈을 받고 광고를 게재하거나 2,700여대의 대포차를 직접 판매ㆍ유통해 64억여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수원 남문파’ 조직원 김씨 등 조직폭력배 27명은 박씨의 사이트에서 2013년부터 올 7월까지 1,000여대의 대포차량을 팔아 20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개인 판매자 최씨 등 228명도 박씨의 사이트에서 1,000여대를 개별적으로 거래해 20억여원대 이득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중고차시세의 40%가량에 대포차를 팔아 판매가의 10%가량을 챙기는 수법을 썼다. 억대 외제차를 대부업자나 체납자, 부도업체 등으로부터 3,000만~3,500만원에 사들여 4,000만원 안팎에 팔아 넘기는 식이다.

경찰이 해당 사이트의 서버를 압수해 분석한 결과, 박씨 등이 유통한 대포차를 포함해 최근 5년간 연평균 6,000여대씩 모두 3만여대가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BMW, 벤츠, 아우디, 에쿠스 등 고급 차종으로, 어림잡아 6,000억원(대당 2,000만원 기준)에 달하는 대포차 시장이 형성돼 있었던 셈이다.

사이트 실 운영자 박씨는 별다른 직업 없이 유흥업소 웨이터 등으로 일하다 범행에 뛰어들었다.

박씨는 단속을 피하려 가명으로 사이트를 개설해 주기적으로 도메인 주소를 바꿨다. 지난해 10월쯤엔 2,000만원을 주고 전문 해커까지 고용해 유사 사이트를 공격, 자신의 사이트 접속률을 높이는가 하면 “불법 차량을 팔거나 살 생각을 하지 맙시다”라는 문구 등을 배너로 띄워 정상적인 중고차 거래 사이트로 위장하기도 했다.

수원=뉴시스

대포차 거래는 폭력조직에도 새로운 자금 줄이 됐다. 조직원들은 대포차량을 현금으로 싼값에 매입, 3~7일 이내에 단기 매매해 남은 차익을 도박과 유흥비, 조직관리비 등으로 탕진했다.

최씨 등 개인 판매자 가운데 일부는 대포차를 폐차한 뒤 부품만 뜯어 유통하거나 차대번호를 위조해 정상차량으로 둔갑시켜 밀수출해오다 발각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6월 김씨 등 조직폭력배 20여명을 검거한 뒤 거래계좌 추적, 대포폰 분석 등을 통해 사이트 실 운영자까지 적발해냈다. 이 과정에서 대부업체 등에게 차량을 넘긴 채무자 등 차량 실소유자 300여명에게 우편을 발송, 매매과정 확인에 나섰으나 대부분 반송되거나 답신이 없어 피해사례 등을 파악하지는 못했다.

경찰은 방송통신위원회에 요청, 해당 사이트를 폐쇄하고 유사 사이트에 대한 단속을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워낙 은밀하게 사이트가 운영돼 실 운영자를 추적하는 데만 200만 번 이상의 차적 조회를 했어야 했다”며 “내년 3월부터는 관련법이 개정돼 단순 대포차 운영자도 처벌받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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