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align="left">[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이대호(33ㆍ소프트뱅크)가 빅리그 문을 두드린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어린 시절부터 꿈꿨던 무대이자 '친구' 추신수(33ㆍ텍사스)가 뛰고 있는 곳이다.
<p align="left"> 이대호는 3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메이저리거 꿈을 이루기 위해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와 조이 보토(신시내티) 등 미국 유명 선수들을 고객으로 둔 에이전시 MVP 스포츠그룹과 손을 맞잡았다.
<p align="left"> 나란히 부산에서 태어난 둘은 수영초등학교 시절 먼저 야구를 시작한 추신수가 이대호에게 야구를 권하면서 함께 공을 던졌다. 고교 때는 경남고의 이대호, 부산고의 추신수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고, 2000년 캐나다 애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대회에서는 함께 한국의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p align="left">이대호와 추신수의 야구 인생은 고교 졸업 후 각자 다른 길을 택하면서 엇갈렸다. 이대호는 2001년 계약금 2억1,000만원을 받고 롯데에 입단했다. 추신수는 한국이 아닌 미국으로 눈을 돌려 시애틀과 계약금 135만 달러에 사인했다.
<p align="left"> 둘 모두 투수로 입단했지만 타격에 더 큰 가능성을 보고 타자로 전향했다. 먼저 빛을 본 건 이대호였다. 2004년부터 팀의 중심 타자로 자리 잡아 2010년에는 타율 0.364, 44홈런 133타점으로 정점을 찍고 타격 7관왕에 올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p align="left"> 이대호가 주가를 올리고 있을 때 추신수는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 그토록 기다렸던 메이저리그를 2005년 4월22일 오클랜드전에 처음 나섰지만 2006년 시즌 중 클리블랜드로 이적하기 전까지 같은 포지션의 스즈키 이치로(현 마이애미)에게 밀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p align="left"> 추신수는 클리블랜드에서 2007년 38만3,100달러의 메이저리그 연봉 계약을 하고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되면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신시내티와 737만5,000달러에 계약하고 리그 정상급 톱 타자로 올라선 뒤 그 해 말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텍사스와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에 달하는 '대박'을 터트렸다.
<p align="left"> 추신수와 길은 달랐지만 이대호도 승승장구했다. 2011년 시즌 종료 후 일본으로 건너가 오릭스와 2년 총액 7억엔(계약금 2억엔, 연봉 2억5,000만엔)의 대형 계약을 했다. 우승에 강한 열망을 품고 2013년에는 강팀 소프트뱅크와 '2+1년'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계약금 5,000만엔에 지난해 4억엔, 올해 5억엔의 연봉을 받았다. 프로 데뷔 후 15년 동안 계약금과 연봉으로 벌어들인 돈은 추신수가 약 535억원, 이대호는 약 180억원으로 차이가 난다. 메이저리그와 한국ㆍ일본프로야구는 시장과 선수 몸값 규모에서 격차가 있기 때문이다.
<p align="left">한국과 일본에서 이룰 걸 다 이룬 이대호는 이제 친구 추신수가 뛰는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소프트뱅크와의 '+1년' 옵션을 본인이 행사하면 내년 시즌 5억엔을 연봉으로 받을 수 있지만 또 한 번의 도전을 택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추)신수는 어렸을 때부터 봤는데 잘 될 것이라 생각했다. 미국에서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며 "나는 한국에서 많이 고생했고, 일본에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자신 있다. 한국에서 배웠던 것을 펼쳐보고 싶다. 친구 (추)신수한테 전화를 해 조언을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p align="left">사진=이대호(왼쪽)-추신수. /임민환기자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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