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10원짜리 동전 600만개를 녹여 구리성분을 추출한 뒤 되팔아 수억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융해공장 업주 이모(57)씨와 동전 중간수집책 이모(53)씨 등 2명을 한국은행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수집책 이모(50)씨와 융해공장 직원 최모(51)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이씨 등은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전국 각지의 은행을 돌며 수집한 구형 10원짜리 동전 600만개(24톤)를 녹여 구리만 빼낸 뒤 수도계량기용 부품 등으로 팔아 2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본 혐의다.
조사결과 중간수집책 이씨는 수집책 이씨가 전국 은행을 돌며 모아 온 10원짜리 동전을 1.5배 가량 웃돈을 주고 매입했으며, 30%의 이득을 남기고 공장업주 이씨에게 판매했다. 수집책 이씨는 구형 동전이 있는지를 은행에 직접 문의해 매주 250만원 가량을 10원짜리로 교환했고 의심하는 은행 직원들에게는 “슈퍼마켓 등 소매상을 한다”고 둘러댔다. 크기가 다른 신형과 구형 동전을 분리하는 특수 바구니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다.
공장업주 이씨 등 검거된 일당 가운데 5명은 동종 전과가 있었으나 현행법상 처벌 수위(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가 낮아 범행을 되풀이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2006년 이전에 생산된 구형 10원짜리 동전은 지름 22.86㎜, 무게 4.06g으로, 구리(65%)와 아연(35%)으로 합금 제조됐다. 녹여서 금속으로 팔면 2.5~4배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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