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본명 박재상ㆍ38)가 12월 1일 신곡을 발표한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3일 공식 블로그에 싸이의 캐리커처와 함께 ‘싸이 뉴 앨범 2015. 12. 01’이라고 발매 날짜를 적은 포스터를 올렸다. 싸이의 신곡 발표는 지난해 6월 미국 래퍼 스눕 독과 함께 ‘행오버’를 내놓은 지 1년 5개월 만이다. 앨범은 2012년 7월 ‘강남스타일’이 수록된 ‘싸이 6갑’ 이후 3년 5개월 만에 내는 것이다.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7주 연속 2위를 차지했고,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24억 4,33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해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하지만 후속곡들의 성적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뒤 처음 내놓은 ‘젠틀맨’은 빌보드 싱글 차트 5위까지 올랐으나 ‘행오버’는 최고 순위 26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싸이는 지난해 말 콘서트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새 앨범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지만 제작 기간이 늘어나면서 거의 1년 만에 결과물을 내놓게 됐다.
싸이의 새 앨범 발매 소식에 발 맞춰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몇 년 사이 폴란드에서 아르헨티나까지 여러 나라 학자들이 K팝을 비롯해 다양한 한류 연구 성과를 내놓고 있는 데 주목한 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은 “최근 몇 년 사이 학계에선 한국 대중 문화에 대한 연구가 작은 분야지만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K팝 학자들이 상호심사저널 글이나 학구적인 논문을 쏟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고려대 세계한류학회 주최로 3, 4일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는 제3회 세계한류학회 국제회의에서도 관련 연구 논문이 발표된다. 한류를 연구한 전문가 150여명이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는 K팝과 사랑에 빠진 헤비메탈 팬들에 대한 연구, 아이돌 그룹의 춤을 따라 하는 팬들의 ‘공생과 기생’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된다. ‘강남스타일’이 입소문을 타고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뒤 만들어진 고려대 세계한류학회는 20개국에 28개 지부를 두고 있다.
키스 하워드 영국 소아스대 교수는 “1999년만 해도 학회에서 K팝 발라드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가 일부 학자들에게 ‘이건 제대로 된 학문 분야가 아니다’는 말을 들었다고 회고했다. 하워드 교수는 올 초 발표한 ‘강남스타일’ 분석 논문에서 이 노래의 ‘잠재화된 모방의 힘’이 20세기 유명 사상가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거꾸로 뒤집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K팝 인기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 시골 지역의 의식(儀式) 및 사회 변화처럼 K팝만큼 흥미로운 소재에 대한 연구가 많다. 내 개인적 견해지만 예술적으로 볼 때 K팝은 쓰레기”라고 한 클락 소렌슨 미국 워싱턴대 한국학 교수의 발언을 전하며 “소렌슨 교수의 시각은 한류가 학계의 지지를 받기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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