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유재석이 전 소속사로부터 받지 못한 방송 출연료 6억원을 두고 전 소속사 채권자들과 벌인 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이 유재석이 방송사와 직접 출연 계약을 맺지 않았다는 점을 판결 근거로 제시해 연예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김현룡 부장판사)는 유재석과 또 다른 방송인 김용만이 전 소속사인 스톰이엔에프(스톰)의 채권자인 SKM인베스트먼트 등을 상대로 낸 공탁금출금청구권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유재석과 김용만은 2005년 3월 스톰과 전속계약을 맺은 뒤 활동했다. 2010년 6월 스톰이 소속 연예인들의 출연료 채권 등을 SKM인베스먼트 등에 넘기면서 KBS ‘해피투게더’ 19회 출연료, MBC ‘무한도전’ ‘놀러와’의 5개월 출연료, SBS ‘런닝맨’의 2개월 출연료 등 총 6억여원을 받지 못했고, 김용만은 KBS ‘비타민’ 11회 출연료, SBS ‘자기야’ 2개월 출연료 등 총 9,600만원 가량을 못 받았다. SKM인베스먼트 등은 이들이 출연한 방송사의 출연료 채권 압류를 신청해서 법원으로부터 가압류 결정을 받았다.
유재석과 김용만은 방송사들과 스톰을 상태로 출연료 지급 소송을 냈으나 방송사들이 “연예인과 스톰, 스톰의 채권자 중 진정한 채권자가 누구인지 불확실하다”며 출연료를 법원에 공탁했다. 유재석과 김용만은 스톰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는 이겼으나 다른 채권자들전부를 상대로 한 확정 판결을 받지 못해 출연료를 지급 받지 못했다.
두 사람은 이후 스톰의 다른 채권자들과 스톰 소속이었던 강호동 윤종신 등 다른 연예인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강호동 등이 소송에 대응하지 않아 지난해 4월 원고 승소로 판결이 났다. 하지만 법원은 SKM인베스먼트 등 채권자들을 상대로 한 유재석과 김용만의 출연료채권 권리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재석과 김용만 등 연예인이 방송사와 출연 계약을 직접 맺은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스톰과 전속계약에서 제반 법률행위대행과 매니지먼트, 출연계약에 관한 스톰의 독점적 권리를 인정했고 스톰은 각 방송사로부터 출연료를 받은 뒤 계약에 정한 바에 따라 정산한 금액을 각 원고에게 지급해왔다”며 “원고들은 출연료채권을 청구할 권리자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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