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중국 총리가 2박 3일의 방한 일정의 마치고 2일 본국으로 돌아갔다. 리 총리는 3년 반 만에 재개된 한일중 정상회의 기간 중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는 다른 환대를 받으며 역대 역대 최고의 한중 관계를 과시했다. 일본을 향해 할 말을 하는 모습으로 정치력을 과시하는 한편 방한 중 입법ㆍ행정부 요인을 비롯해 주요 재벌 총수까지 두루 만나 실리를 챙겼다.
리 총리는 이날 귀국에 앞서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를 면담한 자리에서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가 새로운 수준으로 올라가는 목적을 달성했다”며 “(이번 방문은) 첫 걸음이고, 앞으로 두 걸음, 세 걸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황 총리 역시 “한중 정상회의와 한일중 정상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내실화와 3국 협력 체계의 발전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양국 총리는 또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에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중국 현지에서 보다 정밀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 해달라”는 황 총리의 당부에 리 총리는 “안중근 의사는 중국 국민에게도 영웅이고, 한국 국민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관계 기관 간 협력 방안을 계속 협의해 나아가겠다”고 답했다.
특히 리 총리는 방한 내내 경제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중화전국청년연합회(ACYF) 공동주최로 열린 ‘한중 청년지도자 포럼’에선 축사를 통해 “중국 중서부 지역에서 먼저 ‘중한 혁신 단지’를 만들 예정이고 이 가운데 일부는 청년 혁신 단지가 될 것”이라며 “한국의 창조경제 전략과 (중국의 혁신전략을) 서로 연결하고 싶다”고 밝혔다.
방한 마지막 일정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에서 역시 약 40분간 한국의 창업 지원체계를 둘러보면서 리 총리는 여러 번 질문을 던지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방문 말미 리 총리는 “(대통령과 설립 방안을 논의한) 청두시 한중 창업단지에 한국이 많이 참여해달라”고 협력을 강조했다. 리 총리의 방문에는 그가 중국 내 ‘경제수장’임을 방증하듯 왕이 외교부장, 완강 과학기술부장 등 12명의 장관급 인사가 대동했다.
전날 리 총리가 참석한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가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한국 경제계와의 간담회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두산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주요 재벌 총수가 총출동했다. 권력서열로는 2인자이지만 총리 취임 후 첫 한국 방문인데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인물임을 감안한 예우라는 해석이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