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의 클라우드 맥주가 '물 타지 않은 리얼(진짜) 맥주'임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가운데, 과장광고 논란에 휩싸였다.
이 광고 때문에 클라우드를 뺀 나머지 모든 맥주가 근거 없이 '물 탄 가짜 맥주'로 폄훼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물 타지 않았다"는 롯데 클라우드의 주장은 맥주 제조법 가운데 '노멀 그래비티 공법(Normal Gravity Brewing)'의 특징에 바탕을 둔 것이다.
보통 맥주는 맥즙에 호프(맥주향)와 효모를 섞고 발효시켜 만든다. 맥즙은 잘게 부순 맥아(싹 틔운 보리)에 65~70℃의 따뜻한 물을 부은 것으로, 많은 맥아당을 포함한 걸쭉한 액체다.
클라우드가 택한 '노멀 그래비티 공법'에서는 발효 과정만 마치면 최종 클라우드 제품의 알코올 함량(5%)을 바로 얻을 수 있도록 발효에 앞서 맥즙 단계에서 물로 농도를 조절한다.
반대로 또 다른 맥주 양조법인 '하이 그래비티 공법(High Gravity Brewing)'은 '노멀 그래비티 공법'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농도의 맥즙을 발효시켜 나온 6~7% 도수의 맥주에 물을 타 알코올 도수를 4~5%로 낮춘다.
결론적으로 발효 전(맥즙 단계)과 후, 맥주 도수 조절 시점만 다를 뿐 조절을 위해 물을 넣는 작업에는 차이가 없는 셈이다.
롯데주류의 경쟁사들이 클라우드 광고에 대해 "물을 타지 않은 맥주는 세상이 없는데도 소비자들을 호도한다"고 지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에서 이 과장 광고 논란은 이미 2014년 4월 롯데주류가 '물 타지 않은 리얼(real) 맥주'라는 카피를 내세워 클라우드를 출시하자마자 거세게 일었고,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도 이 지적을 받아들여 롯데주류에 시정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롯데주류는 같은 해 8월부터 '100% 발효 원액 그대로' 등의 상세 설명을 홍보 문구에 덧붙였지만 최근까지 CF 등에서 여전히 '물 타지 않은 맥주', '리얼 맥주' 등의 표현을 쓰고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물 타지 않았다'는 물을 넣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라 발효 이후 추가로 물을 첨가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오해의 소지를 인정하면서도 "클라우드는 국산 라거맥주로는 유일하게 맥주 본고장 독일의 정통 제조방법인 오리지널 그래비티(Original Gravity·노멀 그래비티) 공법을 사용해 더욱 진하고 풍부한 맛을 낸다"고 말했다.
하지만 맥주 풍미 면에서 노멀 그래비티가 하이 그래비티보다 우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주류 전문가들은 "인정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경쟁 맥주업체 연구원은 "오히려 반대로 뒤에 물을 첨가하는 하이 그래비티 방식이 더 많은 발효향을 얻을 수 있고, 대량 생산 과정에서 도수를 일정하게 관리하는데도 하이 그래비티가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최종 맥주 제품의 알코올 함량(도수), 사용 효모 종류와 양 등에 따라 두 공법 중 하나를 선택할 뿐, 공법 차이가 근본적으로 맥주 질의 차이를 결정하는 요소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