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하게 가지를 뻗고 넓게 그늘을 드리웠던 느티나무라고 믿겨지지 않았다. 죽음의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뒤틀리고 오그라든 가지에서 그대로 전해진다. 경기 여주 강천섬엔 이렇게 죽은 느티나무가 줄잡아 수십 그루다. 섬을 유원지로 만드는 4대강 공사 과정에서 국유지에 심겨진 개인 소유의 느티나무를 인근으로 이식했지만 결국 고사하고 만 것이다. 아무리 불법 나무라 할지라도 토양과 수목의 특성을 세심하게 고려하고 절차를 지켰다면 이런 불상사는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죽은 나무를 두고 벌이는 송사라니, 딱하기 그지 없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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