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두산과 삼성의 한국시리즈 선발 운용이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2승1패로 앞선 김태형 두산 감독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 앞서 남은 경기에서 로테이션대로 선발을 내보낼 뜻을 내비쳤다. 반면 삼성은 이날 선발로 1차전에 나섰던 피가로가 3일 휴식 후 나서는 데 이어 31일 5차전에는 2차전 선발 장원삼이 마찬가지로 3일 쉬고 등판한다.
김 감독은 머리 속에 5~7차전 선발을 모두 정했다. 순서대로 유희관, 니퍼트, 장원준이 출격할 예정이다. 다만 한용덕 투수코치와 조율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승부를 걸기 위해 가장 믿음직스러운 니퍼트를 당겨쓸 법도 하지만 김 감독은 "당겨서 쓰다가 실패하면 다른 대안이 없다"고 신중해했다. 그러나 4차전 승리로 5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낼 수 있게 됐다. 김 감독은 유리한 상황이 되면 선발 유희관의 뒤에 니퍼트를 바로 붙일 수 있다는 뜻도 전했다.
니퍼트는 올해 포스트시즌의 사나이다. 포스트시즌에서 3승 평균자책점 0.60을 기록했다. 특히 24⅓이닝 연속 단 1점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언터처블'이다. 김 감독은 "니퍼트가 마운드에 올라가면 '잘 던지겠지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며 "5차전에서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이 오면 (니퍼트가) 선발에 이어 바로 나오든 아니면 뒤에 나오든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반대로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가능한 투수를 모두 써서 6차전이 열리는 대구로 넘어가겠다는 생각뿐이다. 그러나 4차전 패배는 매우 뼈아프다. 당겨 쓴 피가로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시속 150㎞가 넘는 직구가 아닌 대부분 140㎞ 초중반대의 공을 던졌다. 구위가 떨어지니 결과도 좋지 않았다. 4⅔이닝 동안 7개의 안타를 맞고 4실점(3자책)하며 일찍 내려갔다.
유일한 '믿을맨' 차우찬은 두 번째 투수로 3⅓이닝 동안 54개를 던져 5차전에 또 내보내기도 애매하다. 벼랑 끝에서 장원삼의 어깨만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류 감독은 "내가 미디어데이에서 7차전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면서 그 예상이 적중되기를 바라고 있다.
사진=두산 유희관(왼쪽)-삼성 장원삼.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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