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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정부 후반기 검찰총장, TK에 맡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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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정부 후반기 검찰총장, TK에 맡기다

입력
2015.10.3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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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신임 총장으로 내정

권력형 비리 수사 능한 '특수통'

靑 "사회 적폐 시정할 적임자"

정·재계 사정 드라이브 전망도

총선·대선 등 앞둔 시점 중책

정치적 중립 유지 여부가 핵심

차기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김수남 대검찰청 차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웃으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차기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김수남 대검찰청 차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웃으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이변은 없었다. 청와대는 오는 12월 1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진태 검찰총장의 후임으로 TK(대구ㆍ경북) 출신 김수남(56ㆍ사법연수원 16기)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내정했다고 30일 밝혔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고 임명되면,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재임 후반기와 사실상 임기(2년)를 같이 하게 된다. 정권 후반기에는 현 집권세력의 비리가 불거지기 시작하고 대선도 앞두고 있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다. 따라서 검찰총장으로서 김 내정자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공정하게 검찰권을 행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검찰 내 2인자인 김 내정자는 일찌감치 1순위 차기 총장 후보로 꼽혀왔다. 박근혜정부가 선호하는 TK 출신으로 대구 청구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기 때문이다. 그는 정상명 전 검찰총장 이후 10년 만의 TK 출신 총장이다.

그는 2013년 수원지검장으로 있으면서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처리했다. 이 사건은 나중에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으로 이어졌다. 이후 서울중앙지검장에 부임, 지난해 말 터진 ‘청와대 문건 유출 파문’수사도 비교적 잡음 없이 처리했다는 평가를 여권으로부터 받았다. 실제로 수사팀은 여러 비판 속에도 ‘정윤회 문건’ 내용에 등장하는 소위 ‘청와대 문고리 권력 3인방’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과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은 소환 조사 한 번 하지 않았다. 문건 유출자들만 기소했으나, 최근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에 앞서 지난해 입법로비 수사로 야당 의원 3명, 철도비리 등으로 여당 의원 2명을 기소하는 성과도 냈다.

이런 점이 한 차례 고검장 승진에서 고배를 마셨던 김 내정자가 재기에 성공한 이유로 꼽힌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그의 부친 김기택 영남대 총장이 이명박 후보를 공개 지지하면서 박 대통령 측과는 껄끄러운 관계로 알려졌던 점을 감안하면, 일선 지검장 시절의 수사성과가 박 대통령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이석기 내란음모·靑문건 수사로 두각

일각 "정권에 충실한 결론" 비판

강신명 경찰청장과 고교동문

권력기관장 'TK장악' 목소리도

청와대는 이날 “김 내정자는 대형 부정부패 사건의 수사 경험이 풍부하고, 엄정하고 확고한 리더십으로 검찰을 지휘해 우리 사회의 비생산적 적폐를 시정할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내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 재직 당시 ‘미네르바 사건’,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 사건’을 지휘하면서 정권ㆍ기업에 대한 비판에 재갈을 물렸다”며 “수원지검장 재직 당시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도 실제 혐의보다 사건을 부풀렸다는 비판을 받았고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을 지휘하면서 청와대의 입장에 충실한 결론을 냈다”고 그의 내정을 반대했다. 박주민 민변 사무차장은 “이번 검찰총장은 정권 교체기에 중립적 처신을 해야 하기 때문에 김 내정자는 과거와 달리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위배되는 정권의 요구에 ‘노’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되는 사건 처리에도 불구하고 검찰 내부에서 김 내정자의 업무능력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검찰 관계자는 “온화하고 원만한 성품이면서도 아주 꼼꼼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2007년 삼성그룹 비자금 특별수사ㆍ감찰본부 차장을 맡아 원만한 업무처리 능력을 보였고,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역임하는 등 기본적으로 권력형 비리 수사에 능한 ‘특수통’ 검사로 분류된다.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하는 등 기획업무에도 경험이 많다.

검찰을 지휘하는 김현웅 법무부 장관이 연수원 16기 동기라는 점,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는 강신명 경찰청장의 대구 청구고 4년 선배라는 점도 김 내정자가 원만한 역할 수행을 위해 있어 풀어야 할 과제이다.

김 내정자는 ‘근시’로 병역을 면제받았으며, 지난 2월 공직자 정기 재산신고에서 21억6,26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검찰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큰 시기에 검찰총장 후보자가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아직 인사청문회 절차가 남아있는 만큼 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청환기자 chk@hankookilbo.com

손현성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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