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허경민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의외'의 사나이들이 한국시리즈를 더욱 흥미롭게 달구고 있다.
기대하지 못했던 맹활약은 팀을 웃음 짓게 만들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은 팀을 울상 짓게 만든다. '타선 전쟁'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국시리즈에서 '의외'의 타자들이 각기 다른 이유로 주목을 받는 중이다.
이번 가을의 주인공을 꼽는다면 단연 두산 허경민(25)이다.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백업에 머물렀던 허경민은 시즌을 치르며 주전 3루수로 도약했고, 가을야구에서는 '미친 존재감'으로 포스트시즌을 휘젓고 있다. 그는 29일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첫 타석부터 삼성 선발 클로이드에게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이번 가을 들어 허경민이 21번째로 때려낸 안타였다.
허경민은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8안타를 몰아쳤고,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는 6안타를 때려냈다. 한국시리즈에 들어서도 그의 방망이는 거침이 없다. 그는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7개의 안타를 터트렸다. 이로써 허경민은 2001년 안경현(당시 두산), 2009년 박정권(SK), 2011년 정근우(당시 SK)와 함께 21안타로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를 기록하게 됐다. 남은 시리즈에서 1개 이상의 안타를 추가할 경우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기록까지 달성하게 된다.
두산 김현수(27)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가을의 기억을 쓰고 있다. 김현수는 시즌 때면 펄펄 날다가도 가을야구에 들어서면 좀처럼 제 몫을 하지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는 "내가 핵이다. 우리 편이 아닌 상대편에 터트려야 한다"며 남다른 각오를 밝히기도 했던 그는 이번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타율 0.333(12타수 4안타) 3타점을 올리고, 중요한 순간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호수비로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가을에 약하다'는 편견까지 깨끗하게 지워내는 중이다.
반면 삼성은 예상치 못한 변수에 울상 짓고 있다. 믿었던 타선의 배신이다. 특히나 큰 경기에 강한 이승엽(39)의 부진은 더욱 아쉽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이승엽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류 감독은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에 이승엽이 아프지 않은 상태에서 선발에서 빼는 건 처음인 것 같다"며 입맛을 다셨다. 경험이 많은 이승엽이 해결사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이승엽은 2차전까지 8타수 2안타에 그쳤다.
지난해 넥센과의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320(25타수 8안타)를 때려냈던 4번 타자 최형우(32) 역시 '의외로'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최형우는 이번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타율 0.154(13타수 2안타)에 머물고 있다. 4번 타자가 침묵하면서 삼성의 공격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고민은 더 크다.
사진=임민환 기자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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