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이제 더스틴 니퍼트(두산)하고 붙기 싫다."
삼성 왼손 투수 장원삼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지난 2차전 니퍼트와의 선발 맞대결에 앞서 "니퍼트보다 늦게 내려오겠다"고 다짐했었지만 막상 붙어보니 상대가 무척 강했다. 장원삼이 6이닝 4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은 반면 니퍼트는 7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아 승리 투수가 됐다. 원래부터 삼성의 천적으로 군림했지만 포스트시즌 역대 최장 이닝 무실점 신기록(24⅓)을 세울 만큼 '언터처블'이 됐다.
장원삼은 2차전에서 5회초 2아웃까지 실점 없이 호투하며 니퍼트와 팽팽한 투수전을 벌였다. 그러나 2사 3루에서 김재호에게 1타점 선제 적시타를 허용하고 박건우에게 투수 강습 타구를 맞은 뒤 급격히 흔들리며 잠깐 사이에 4실점했다.
그는 29일 3차전에 앞서 2차전을 돌이켜보며 "공 하나, 하나에 신중했어야 했다. 2사 3루에서 주자 오재원을 신경 쓰느라 타자(김재호)와의 승부에 집중하지 못했다. 잔플레이가 능한 오재원을 견제하려다 와인드업과 세트포지션을 번갈아 썼는데 결과가 안 좋았다. 니퍼트가 워낙 잘 던지니까 1점을 안 줄 생각만 했다"고 아쉬워했다.
장원삼은 또한 니퍼트와 맞대결에 대해 "투수가 아닌 타자와 싸운다고 하더라도 점수가 안 나니까 신도 나고 하는데 그게 안 됐다"면서 "투수에게는 팽팽한 순간 1점만 나더라도 큰 힘이 되기 마련이다. 이제 니퍼트하고 다시 붙기 싫다"고 덧붙였다. 타구를 맞은 발목 부위에 대해서는 "괜찮다"며 "레드삭스가 됐어야 '핏빛 투혼'이라는 얘기도 듣고 피를 봐야 흥분돼 더 잘 던지는데 단순 타박상이었다"고 유쾌하게 답했다.
장원삼은 5차전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3일 휴식 후 등판이다. 짧게 쉬고 나가지만 그나마 위안은 니퍼트와 리턴매치가 아닌 유희관과 맞대결을 펼칠 것이 유력하다. 이 때 선발 등판을 고려해 불펜 피칭은 건너뛸 계획이다. 그는 "상황에 따라 등판일이 정해지니까 불펜 피칭은 못한다. 지금 한다고 해서 큰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임민환 기자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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