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관리들이 난민을 태운 선박이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밀항업자들에게 뒷돈을 줬다는 내용의 국제앰네스티 조사 보고서가 공개됐다. 지난 6월에도 호주 정부가 밀항업자에게 돈을 줘 난민 입국을 막았다는 의혹이 유엔난민기구(UNHCR)에 의해 제기된바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국제앰네스티는 2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5월과 7월 호주에서 망명 지위를 얻으려던 난민들이 호주 관리에 의해 인도네시아로 되돌려 보내졌다고 주장했다.
앰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5월 17일 뉴질랜드로 향하던 난민 65명과 선원 6명이 탄 선박이 공해상에서 호주 정부 관리에 의해 저지당했다. 배를 막아선 호주 관리는 이들에게 인도네시아 로티섬으로 되돌아 가라고 지시했다. 당시 선박에 탑승했던 난민을 인터뷰한 앰네스티 직원은 “호주 관리들이 선원들에게 인도네시아로 돌아가는 대가로 미화 3만 2,000달러(약 3,600만원)를 건넸다”라고 폭로했다.
같은 달 22일 또다시 난민 보트를 차단한 호주 관리들은 이번엔 난민들에게 목욕을 할 수 있다고 말하며 호주 국경수비대 소속 선박으로 옮겨 태운 뒤 일주일 가까이 유치장에 가둬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호주 관리들은 난민들을 두 개의 작은 보트로 옮기고 역시 로티섬으로 돌아가라고 지시했으며, 두 보트 중 하나는 로티섬 근처에서 암초에 걸려 침몰하는 사고까지 겪었다고 앰네스티는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 25일에도 호주 관리들이 난민 15명이 탄 선박을 인도네시아로 보내기 위해 밀항업자들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호주 이민·국경수호부는 앰네스티 보고서에 대해 “난민들은 호주 국경수비대와 국방국이 제공하는 인도적인 공간에서 법에 따라 구금돼 있다”라며 호주 정부에 대한 비방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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