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이성산성은 5세기 신라가 축조한 토성

충북 옥천 이성산성(已城山城)이 5세기 신라시대 토성으로 조사됐다.

29일 옥천군에 따르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청성면 산계리에 있는 이성산성을 발굴 조사한 결과 선무늬가 있는 기와조각, 굽다리 접시 조각 등 다량의 신라 유물이 출토됐다.

이성산성은 해발 115∼155m의 구릉을 따라 쌓은 산성으로 전체 둘레는 1,140m, 면적은 5만 9,160㎡규모로 추정된다. 성벽의 너비는 하단부를 기준으로 최대 15.4m, 높이는 약 3.5m이다.

축조방식은 신라의 판축기법으로 확인됐다. 판축기법은 성벽이 될 부분의 양쪽에 나무기둥을 세우고 판자로 틀을 만든 뒤 흙을 다져넣으며 쌓는 방식이다.

출토된 유물과 축조법으로 미뤄 이성산성은 5세기 신라가 쌓은 것으로 보인다고 발굴 조사단은 설명했다.

조인규 발굴팀장은 “470년에 건립된 보은 삼년산성보다 먼저 축조된 것으로 보인다”며 “신라가 삼년산성 이후에는 대부분 돌로 성을 쌓은 점을 감안할 때 이성산성은 삼년산성 이전의 축성술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국사기에 5세기 후반 굴산성과 삼년산성을 개축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성산성이 굴산성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옥천군은 (재)국강고고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이성산성의 서쪽 성벽 25m를 발굴 조사하고 있다.

군은 연말까지 조사를 마무리한 뒤 내년부터 성벽 복원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한덕동기자ddha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