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횡단철도(Trans Siberia Railway, 이하 TSR)는 모스크바에서 극동지역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유라시아 11개국을 통과하는 세계 최장 철도다. 총 길이는 지구둘레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9,300여㎞다.
현대모비스가 이 TSR을 이용해 본격적으로 자동차 부품을 러시아까지 육상 운송한다고 29일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올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TSR로 시범 운송을 해본 결과가 쏠쏠했기 때문이다. 부산항에서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항까지 900㎞를 해상 운송한 뒤 다시 보스토치니항에서 예카테린부르크까지 8,300㎞를 TSR에 태우면 총 운송 거리는 9,200㎞다.
부산항에서 출발해 인도양, 지중해, 대서양을 통해 발트해로 운송하는 ‘남방 해상 항로’(2만2,000㎞)의 절반 이하로 운송 거리가 단축됐다.
현대모비스는 TSR 활용 구간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모스크바까지 1,000㎞ 가량 늘려 운송 효율을 더 높인다. 이렇게 하면 약 48일 걸렸던 해상 항로에 비해 20여 일이 줄어들어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고, 러시아 고객에게 보다 빨리 부품을 공급할 수 있다. 러시아 같은 극한의 기후조건에서는 신차 판매뿐 아니라 계절적 특성에 따른 보수용 부품의 적기 공급이 중요하다.
시범 운송 기간 수 차례 주요 품목을 대상으로 품질 전수검사를 한 현대모비스는 TSR 운송 시의 온도와 습도 변화를 측정해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등 품질 관리도 체계화할 계획이다.
김대곤 현대모비스 이사는 "가격과 시간,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철도 운송은 가장 효율적인 화물 운송 방식”이라며 “태풍 같은 자연재해의 영향을 적게 받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독일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으로 지난해 신차 판매 규모는 250만대였다. 현대모비스는 모듈공장과 보수용 순정부품을 공급하는 부품법인을 러시아에서 운영하고 있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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